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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와 크리스 폴의 완벽한 윈-윈 게임. 피닉스의 '도박'은 성공했고, 폴은 지긋지긋한 PO 악연을 끊었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21-07-01 18:45

수정 2021-07-02 05:45

피닉스와 크리스 폴의 완벽한 윈-윈 게임. 피닉스의 '도박'은 성공했고,…
서부 컨퍼런스 우승컵을 들고 있는 크리스 폴.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올 시즌 피닉스 선즈는 강력한 '도박'을 실행했다. 크리스 폴을 무려 4135만달러의 거금을 주고 영입했다.



올 시즌 스테판 커리(4300만 달러)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연봉이다. 게다가 올해 36세인 그는 팀의 미래를 이끌 수 있을 지는 미지수. 다음 시즌 4421만 달러의 연봉의 체결돼 있는데, 플레이어 옵션이 들어있다. 폴의 의사에 따라서 FA로 풀릴 수도 있다. 즉, 올 시즌 데빈 부커, 디안드레 에이튼과 함께 피닉스를 정상으로 이끌지 못하거나, 삼각편대의 조화에 문제가 생기면 피닉스는 다시 새로운 판을 짜여하는 부담감이 극심한 계약이었다.

폴의 실력을 의심할 순 없다. 하지만 시즌 승부처에서 재발되는 햄스트링 부상, 그리고 많은 나이 등이 걸림돌이었다. 때문에 시즌 전 피닉스를 다크호스로 꼽았지만,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LA 레이커스, LA 클리퍼스, 밀워키 벅스 등 피닉스보다 객관적 전력이 뛰어난 팀들이 우승반지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폴은 정규리그에서 이런 의심을 완벽하게 걷어냈다. 부커와 백코트 진에서 절묘한 조화를 이뤘고, 센터 에이튼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결국 1라운드에서 LA 레이커스, 2라운드에서 덴버를 물리친 뒤 서부 결승에서 LA 클리퍼스에 4승2패로 완승. 드디어 서부 정상에 올랐다. 이제 챔피언 결정전을 정조준하고 있다.

폴은 파란만장했다. LA 레이커스와의 1라운드 도중 어깨 부상으로 결장을 했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극복했다. 서부 결승을 앞두고 코로나 양성반응에 걸리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회복, 돌아왔다.

6차전에서는 무려 41득점을 폭발시키면서 팀 결승 진출을 '하드캐리'했다. 초고액의 연봉과 많은 나이. '가성비'에 대한 우려와 달리, 폴은 확실히 팀을 우승권으로 이끌 수 있는 '보증수표'임을 재확인했다.

폴은 개인적으로도 감격해 했다. 그는 플레이오프와 유독 인연이 없었다. 리그 최고의 포인트가드였지만, 팀을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시킨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결승 상대가 클리퍼스였다는 점도 아이러니컬하다. 폴은 전성기 시절(지금도 전성기이긴 하다) 블레이크 그리핀과 원-투 펀치를 형성하면서 소속팀 LA 클리퍼스를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시켰다. 하지만, 결승에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게다가 제임스 하든과 결합한 휴스턴 로케츠 시절에는 결승전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를 만나 박빙의 경기를 했지만, 결정적 순간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결국 서부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의 프로생활 16년 동안, 우승 반지는 커녕 컨퍼런스 정상과도 지독한 악연을 이어갔다.

크리스 폴은 결승진출을 한 뒤 '정말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른다. 피닉스가 결승에 진출한 가장 큰 이유는 데빈 부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8.1득점, 8.7어시스트를 기록했고, 단 1.6개의 실책만을 기록했다. 그의 커리어 하이 수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제 폴은 또 다른 악연을 끊으려 한다. 그는 우승반지가 없다. 피닉스는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치를수록 우승확률을 높혔고, 이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가 됐다. 과연, '우승청부사' 크리스 폴이 생애 첫 우승반지를 낄 수 있을까.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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