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안양 KGC. 부산 KT와의 6강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를 6연승으로 끝내버렸다. 내달 3일 열리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까지 휴식과 대비를 완벽하게 할 시간을 벌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의 화두는 단연 KGC의 외국인 선수 제러드 설린저다. 몸값, 명성 등을 봤을 때 KBL 무대에 올 수가 없던 선수가 코로나19 혼란 속 KGC에 입성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출신이라고 해서 얼마나 잘하겠느냐 했는데, 부상으로 인한 2년 공백이 무색하게 차원이 다른 실력을 선보였다. 현대모비스와의 1, 3차전 40득점을 찍었다. 사실 KGC 연승 지분 99%는 설린저가 책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수' 유재학 감독도 "너무 잘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제 관심은 설린저가 이 활약을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긍정의 기운으로 해석하면, 상대가 누구든 KBL 레벨에서는 설린저를 막을 사람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휴식으로 체력적 세이브도 했고, 설린저 합류 후 자신감을 얻은 국내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도 큰 소득이다. 승부처에서 자신이 무언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맡은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게 시너지 효과로 이어진다. 오세근이 좋은 예다. 100% 완전치 않은 몸상태니, 골밑에서 무리하게 몸싸움을 하지 않고 설린저와의 2대2 플레이와 미들슛에만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