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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임박' 류현진 한화 복귀 타임라인, 괴물 계약이 미칠 파장은[SC핫이슈]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2-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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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임박' 류현진 한화 복귀 타임라인, 괴물 계약이 미칠 파장은
류현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괴물' 류현진이 돌아온다. 친정팀 한화 이글스와 계약 협의에 도달하면서 이제 공식 발표만 남았다.



한화 구단은 20일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류현진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사실상 영입전 마지막 절차나 다름 없다. 류현진은 현재 FA 신분으로, 메이저리그를 포함해 어느 구단과도 계약이 가능한 상태다. 다만, KBO리그 복귀를 전제로 한다면 한화로만 복귀를 해야 한다. 류현진은 2012시즌을 마친 후 원 소속팀 한화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FA가 아닌 포스팅 자격으로 해외 진출을 하는 경우, 해당 선수는 원 소속팀과 계약을 해야 복귀가 가능하다.

한화 구단도 이제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한화 구단은 "류현진 측과 공감대는 형성 됐고 계속해서 긍정적인 대화를 주고 받고 있다"면서도 "아직 최종 조율 사항이 남아있다"고만 밝혔다. 일부 매체에서는 한화가 모기업 최종 승인만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KBO리그 역대 최고 수준인 4년 170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FA, 미국 잔류 장담했던 슈퍼 에이전트

류현진은 팔꿈치 수술 후 재활 기간을 거쳐 지난해 8월 빅리그에 복귀했다. 이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다 정규 시즌을 마친 후 토론토와의 동행이 끝났다. 지난 시즌 등판은 총 11경기로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개막 후 FA 자격을 취득한 류현진이다. 다저스와의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첫번째 FA 자격을 얻었고, 토론토와의 4년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메이저리그에서는 두번째 FA였다.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관람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던 류현진은 "일단 구단들의 제안을 들어봐야 알 것 같다. 윈터미팅이 끝난 12월 중순쯤에 뭔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일단 기다리고 있다.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의 미국 에이전트는 '악마의 에이전트' '슈퍼 에이전트'라 불리는 스캇 보라스다. 토론토행을 이끌기도 했던 그는 류현진의 2024시즌 거취를 두고 메이저리그 잔류를 장담했었다.

보라스는 지난 11월초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에 참석한 자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했는데, 여기에서 류현진의 계약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 답했다. 보라스는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연락을 해와 큰 관심을 나타냈다. 류현진은 내년 메이저리그에서 던질 것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빅리그 구단들이 매우 큰 관심(very high volume of interest)을 나타냈다"고 밝히면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년 계약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류현진의 예상 계약 규모에 대해 1년 1000만달러 전후를 예상했다. 인센티브를 포함하면 조금 더 늘어날 수는 있지만, 다년 계약에 2000만달러 이상 규모 계약을 예측하는 매체는 거의 없었다. '디 애슬레틱'은 1년 1100만달러에 인센티브, '뉴욕포스트'는 1년 1200만달러를 예상했다. 현지 구단 분위기와 최근 계약 추이, 류현진에 대한 냉정한 평가 등이 곁들여진 수치였다.

처음 류현진이 FA 시장에 나왔을때 이적 가능성이 있는 구단으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탬파베이 레이스, 미네소타 트윈스 등 5팀이 언급됐다. 여기에 다저스, 뉴욕 메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정도가 유력 후보군이었다. 친정팀 다저스와 원 소속팀 토론토까지 류현진 영입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그후로도 한동안 구체적인 소문은 들려오지 않았다.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 미국 분위기

류현진과 보라스가 메이저리그 잔류를 최우선 순위에 뒀던 것은 맞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생각보다 류현진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몇몇 구단들이 류현진 영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진전 사항이 알려지지 않았다. 구단들과 보라스의 우선 조건이 달랐기 때문이다. 최근 언급된 이적 가능성이 있는 구단은 볼티모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그러나 문제는 계약 조건이다. 여전히 1년 계약, 1000만달러 전후 조건에서 크게 진전이 되는 부분이 없었다. 블레이크 스넬 등 대어급 투수들이 여전히 FA 시장에 남아있는 것도 류현진에게 변수가 됐다. 2월 중순이 되면서 30개 구단 대부분이 투포수조는 물론이고 야수조 소집까지 끝난 상황. 시범경기 개막이 코앞인데, 여전히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았다. 류현진도 그중 하나였다.

이런 와중에 가장 유력하다고 봤던 샌디에이고조차 최근 계약 협상이 결렬됐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마이클 킹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 두 자리는 경쟁 체제다. 랜디 바스케스, 페드로 아빌라, 쟈니 브리토, 맷 왈드론, 제이 그룸 등 내부적으로 후보들은 많지만, 믿을 만한 자원은 부족하다. 샌디에이고 선발진이 우완 일색임 감안하면 좌완 류현진이 제격이기도 하다. '디 애슬레틱'은 '좌완 선발이 부족한 파드리스는 그동안 베테랑 류현진과 협상을 벌여왔지만, 생애 두 번째 토미존 서저리를 받고 돌아온 류현진에 대해 스캇 보라스는 디스카운트된 조건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즉 최근 보라스가 류현진을 놓고 샌디에이고와 얘기를 나눴지만, 만족할 만한 조건을 제시받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결국 계약기간과 보장액에서 서로의 의견 차이가 컸다고 볼 수 있다.

▶한화 "기다릴게 현진아."

한화는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류현진이 FA 자격을 취득한 시점부터 국내 복귀설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류현진에게 계약 체결 시한이 너무 늦어지는 것은 결코 유리하지 않다. FA 시장 흐름 자체가 더디게 흘러가는 상황에서, 단년 1000만달러 수준은 사실 류현진 정도의 커리어를 가진 선수에게 결코 만족스러운 조건이 아니다. 보라스가 다년 계약을 추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단년 계약에 1000만달러 미만 수준의 계약들이 류현진을 고민하게 만들었다. 해가 바뀌고, 1월, 2월이 지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에도 류현진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이유다.

한화의 입장은 간단명료했다. "류현진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화는 류현진의 복귀를 당연히 기다리고 있지만, 만약 선수가 강력하게 메이저리그 잔류를 희망한다면 설득하기 쉽지 않다. 아무리 한화가 역대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금액 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화는 그동안 류현진 측과 꾸준히 연락은 취해왔다. 그리고 1월말부터 조금씩 구체적인 형태가 잡혀지기 시작했다. 한화의 제안이었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잔류를 강력히 희망해 FA 계약을 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한화로 돌아올 것이라는 교감은 있었다. 류현진도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마지막은 한화로 돌아와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현재 류현진의 커리어 추이를 감안했을때 향후 1~2년 내에 국내에 돌아오게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제 전성기를 지나 현역 생활 후반부를 향해가고 있는 시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류현진의 주위에서도 국내 복귀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확률을 높이고 있었고, 메이저리그 오퍼에 대한 가능성을 계속 열어둔 상태로 대화에 진전이 생겼다. 그동안 조심스럽던 한화 구단도 류현진과의 협의 진전을 일부 인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류현진이 토론토 물류창고에 보관 중이던 가족의 이삿짐을 한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한화 그룹 관계자도 "복귀와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류현진과 좋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오퍼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현재 분위기는 좋다"고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괴물의 귀환

이제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한화 구단이 MLB 사무국에 신분 조회 요청까지 하면서 이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류현진은 계약 발표 후 곧장 오키나와 2차 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KBO리그 데뷔 시즌인 2006년 그는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평균자책점 1위, 다승 1위, 탈삼진 1위(204탈삼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신인왕도 당연히 류현진의 몫이었다.

데뷔 시즌부터 강렬했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인 2012시즌까지 7년 동안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압도적인 성적을 올렸다. 선동열 이후 KBO리그 최고의 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의 힘은 물론이고 안정적인 제구력과 최고 수준의 변화구 구사력까지. 한국 최고의 투수로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베이징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한화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류현진이 진출했던 당시에는 지금과 다르게 가장 높은 '포스팅비'를 써낸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갖고 계약을 논의하는 구조였다. 다저스가 류현진의 이적료로 2573만7737달러33센트(현재 환율로 약 344억원)라는 엄청난 금액을 써내면서 단독 협상권을 갖게 됐고, 그의 메이저리그 드림이 이뤄졌다.

다저스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첫 시즌 14승, 두번째 시즌 14승으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부상이 여러 차례 찾아오며 2016시즌은 1경기 등판에 그쳤고, 수술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9시즌 14승으로 다시 건재함을 알린 류현진은 다저스와의 계약이 끝난 후 첫 FA 자격을 얻었다.

2019년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달러(약 1069억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적이 확정됐다. 이적 직후에 터진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아쉬움은 있었지만 2021시즌까지 '에이스' 역할을 착실히 해냈다. 하지만 2022시즌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또다시 재활이 시작 됐다. 지난해 7월 8월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2023시즌 11경기에 등판해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성적으로 토론토와의 동행을 마무리했다.

▶류현진 합류, 한화 5강 후보 급부상 지각 변동

류현진의 합류로 한화의 전력 구성 자체가 달라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안치홍을 영입하고 베테랑 김강민을 품에 안았지만, 여전히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한화다. 하지만 류현진 한명의 후보로 5강 후보로 급부상함은 물론이고, 최대 변수의 팀이 될 수도 있다. 류현진이라면 20대 최전성기때 보여줬던 파워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KBO리그에서 '에이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투수다. 일단 선발진 무게감이 달라진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가 '원투펀치'를 맡고, 이제 3년차를 맞는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까지 3선발이 확정적이었다. 그리고 4~5선발 후보군을 최대한 좁혀 3~4명의 투수들로 로테이션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류현진이 합류하면 선발진 구성이 훨씬 더 촘촘해진다. 류현진을 중심으로 선발 로테이션이 재편되고, 지난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신인왕 문동주가 4~5선발로 밀려날 수도 있다. 그만큼 투수층 뎁스 자체가 두터워진다.

선발진이 촘촘해지면 그간 한화를 가장 힘들게했던 마운드 운영에 안정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불펜도 탄탄해진다. 선발 경쟁을 펼치던 유력 후보들이 롱릴리프로 전환되거나, 6~7선발로 비상 상황에 대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흑기 기간 동안 가장 어려웠던 투수 운영에 마침내 숨통이 트이게 된다. 물론, 류현진이 건강한 상태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는 전제만 깔려있다면.

▶류현진 복귀, 타 팀들의 반응은

현재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가운데, 한화 뿐만 아니라 나머지 9개 구단도 류현진의 복귀 성사 여부에 대해 귀를 기울이고 있다. 한화의 전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이 주는 위압감만으로도 이전까지 상대해온 한화와 완전히 다른 팀이 될 수 있다. 한화는 류현진이 없는 11년 동안 꼴찌 최하위만 5번이나 했다. 11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든 것조차 딱 한번에 불과했고,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최근 5년 동안의 최종 팀 순위는 9-10-10-10-9위였다.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암흑기를 거쳐 야심차게 주전 선수들을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수단을 재편했지만 아직 성적에 대한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외부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나 결과는 여전히 9위였다. 탈꼴찌에는 성공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이루기까지 추가 과제만 확인한 시즌이었다.

최원호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처음 맞이하는 스프링캠프. 그리고 류현진의 합류로 한화가 주는 위압감 자체가 달라졌다 .올 시즌 유력 우승 후보는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인 LG 트윈스와, LG를 위협했던 KT 위즈 그리고 새 사령탑 이범호 감독 부임과 더불어 강한 타선을 갖춘 KIA 타이거즈까지가 꼽힌다. 반면 나머지 순위는 장담할 수 없다. 두산 베어스, SSG 랜더스, NC 다이노스 등이 중위권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김태형 감독을 영입한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류현진을 품은 한화까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팀들이 "올 시즌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을 것 같다"고 2024시즌을 전망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한화가 있다. 한화의 유일한,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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