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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동안 꼴찌 5번, 한화는 이제 동정이 지겹다. 원조 괴물 복귀 기적! 드디어 우승하나[SC핫이슈]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2-20 00:07

수정 2024-02-2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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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동안 꼴찌 5번, 한화는 이제 동정이 지겹다. 원조 괴물 복귀 기적…
지난해 경기 패배 후 아쉬워하는 한화 선수단.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괴물 에이스'가 다시 돌아온다. 기적적이다. 한화 이글스는 정말 우승 전력이 될 수 있을까.



류현진의 국내 복귀에 야구계가 떠들썩 하다. 19일 한화가 류현진 측과 복귀를 전제로 긍정적인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언론 보도를 통해 흘러 나왔다. 그동안 조심스럽던 한화 구단도 류현진과의 협의 진전을 일부 인정했다. 한화 손혁 단장은 그간 류현진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으면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라고만 밝혔다. 류현진이 돌아온다면 환영이지만, 그가 최우선 순위를 메이저리그 계약에 두고있다는 사실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토론토에 있던 류현진의 가족 이삿짐이 한국으로 향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다시 현재 진행 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손 단장은 "류현진과 좋은 공감대를 이뤘다.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 오퍼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 현재 분위기는 좋다"고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그리고 이튿날인 20일 한화와 류현진의 계약 협의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 한화 구단은 이날 MLB 사무국에 류현진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류현진은 4년 170억원 수준에서 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팬들에게는 정규 시즌 개막을 약 한달 정도 남긴 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의 복귀로 한화의 전력 구상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1987년생인 류현진은 이제 전성기를 지나 30대 후반에 접어드는 나이다. 하지만 여전히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투수다.

2022년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될 때까지만 해도, 그동안의 부상 경력이나 수술 이력 등을 감안했을때 커리어가 끝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컸었다. 그러나 그는 재활 과정을 착실하게 밟아 지난해 성공적으로 복귀 시즌을 치렀다.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제안은 기대보다 뜨겁지 않은 상황이지만, KBO리그 복귀라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경쟁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정교한 제구와 예리한 변화구 구사력을 갖춘 류현진이라면 20대 보여줬던 파워는 덜하더라도,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는 투수다. 그도 한국 무대를 떠난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근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지닌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거뒀는지를 감안해보면 '에이스'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한화 입장에서는 류현진의 합류만으로도 천군만마가 될 수 있다. 일단 선발진 무게감이 달라진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2명과 재계약을 체결했다.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가 '원투펀치'를 맡고, 이제 3년차를 맞는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까지 3선발이 확정적이었다. 그리고 4~5선발 후보군을 최대한 좁혀 3~4명의 투수들로 로테이션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류현진이 합류하면 선발진 구성이 훨씬 더 촘촘해진다.

타팀에서도 류현진의 한화 복귀 가능성을 눈여겨 봐왔다. 류현진이라는 이름값이 주는 위압감만으로도 이전까지 상대해온 한화와 완전히 다른 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베테랑 투수가 많지 않은 한화 입장에서 류현진이 고참으로서 중심을 잘 잡아준다면, 기대 이상의 효과도 낼 수 있다. 이미 과거 한화에서 함께했던 장민재, 이태양 등의 후배들과 여전한 친분을 과시하는 류현진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올 시즌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을 것 같다"고 2024시즌을 전망하고 있다. 그 중심에 한화가 있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최약체 전력으로 꼽혀왔던 팀이다.

실제로 성적이 말해준다. 한화는 류현진이 팀을 떠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꼴찌만 5차례나 했다. 11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에 든 것조차 딱 한번에 불과했고,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그나마 최근 5년 동안은 9-10-10-10-9위였다.

물론 류현진이 있었다고 해서 당장 우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 한명으로 팀 우승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한화가 아니더라도 그간 여러 팀을 통해 봐왔었다. 한화는 류현진이 있을 때도 하위권을 맴돌았던 아픈 추억이 있다. 류현진의 1,2년차 신인 시절에는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그 이후 주전 선수들의 급격한 노쇠화와 신인 육성 실패 등 악재가 겹치면서 긴 암흑기를 맞이했다. 그 암흑기의 시작을 함께했던 '절대 에이스'가 류현진이었고, 류현진이 떠난 후에도 완전히 그림자를 벗지 못한 상태다.

성적에 대한 갈증이 너무나도 크다. 그래도 올해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로 출발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문동주가 신인왕, 노시환이 홈런왕을 수상하면서 한화가 발굴해서 키워낸 대형 유망주들의 성장을 지켜봤다. 이는 곧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또 지난해 채은성, 이태양, 올해 안치홍 등 계속해서 약한 야수 뎁스를 채우기 위한 적극적인 외부 영입을 통해 전력 보강을 해냈다. 패배감에 젖어있던 한화의 분위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이 합류한다면 선수단 전체에 미칠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우리도 우승권에 도전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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