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단 90주년을 맞이한 이 팀은 일본 야구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오랜 전통 속에 스타를 배출해 온 산실이자, NPB 최다 우승팀의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다. 이런 자부심을 지키기 위한 '순혈주의'도 대단한 팀이다. 요미우리 감독은 선수-지도자 모두 '요미우리 원클럽맨'에게만 허락되는 자리로 유명하다. 빡빡한 복장규정 뿐만 아니라 외부인에 배타적인 문화도 상당한 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화 이글스 좌완 불펜 요원 김범수(29)는 비시즌 기간 요미우리 미니캠프가 열린 일본 미야자키에서 몸을 만들고 왔다.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와 함께 지난달 일본으로 건너가 요미우리 에이스 도고 쇼세이(24)와 함께 2주 간 훈련했다. "에이전시 대표님이 이승엽 감독님의 현역 시절 통역으로 활동했는데, 아베 신노스케 요미우리 감독님과 인연이 있어 좋은 기회를 얻게 됐다"고 밝힌 김범수는 "요미우리 구단 훈련에 원래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다고 하던데, (나와 이영하가 들어와서) 현지에서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자신보다 5살 어린 도고에게 김범수는 배움을 청했다. 김범수는 "야구를 잘 하고 싶었다. 우타자를 상대하는 데 한계를 느꼈는데, 도고는 일본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이고 나와 팔 스로잉도 비슷했다. 그동안 포크볼은 오버핸드 스로 선수들에게 잘 맞는 줄 알았는데, 도고는 옆으로 던지면서도 포크볼을 뿌리더라"며 "진지하게 물어봤는데 혼쾌히 알려줬다"고 밝혔다. 이어진 2주 간의 특훈, 배움은 확실했다. 김범수는 "캠프에 와서 구사해봤는데 코치님이 '손에 잘 감기는 것 같다'고 하신다"며 "지금까지 던진대로면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상태라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