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싱숭생숭할 틈 없다" 부임 첫날부터 고민 또 고민, '최연소 감독' 이범호가 풀어야 할 과제는[SC초점]

박상경 기자

입력 2024-02-14 08:44

수정 2024-02-14 08:47

more
"싱숭생숭할 틈 없다" 부임 첫날부터 고민 또 고민, '최연소 감독' 이…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싱숭생숭할 틈이 있나요. 선수단을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13일(이하 한국시각) 밤.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캔버라에서 사령탑으로 첫 날을 보낸 이범호 감독은 통화에서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KIA는 올 시즌 우승권 전력으로 꼽힌다. 피해갈 곳이 없는 타선, 막강한 투수 뎁스를 갖춘 팀. 지난해 우승팀 LG 트윈스와 견주는 것을 넘어 우승까지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팀이라는 시선을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 이틀 전 감독 해임이라는 초유의 변수가 생겼으나, KIA는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이 감독을 승격시키는 결단을 내리면서 정면돌파에 성공했다.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감독, 리그 최연소 감독인 그가 현역, 코치 시절 보여준 리더십과 카리스마를 통해 팀을 정상에 올려놓길 바라고 있다.

이럼에도 '감독 이범호'가 결정해야 할 것들이 제법 많다.

최우선 과제는 '주전 1루수'다. 다른 포지션은 주전이 이미 정해져 있으나, 1루는 유일한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다. 기존 1루 자원은 변우혁과 오선우. 그동안 장타력을 갖춘 변우혁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우는 듯 했다. 하지만 외야수 이우성이 지난해 마무리캠프 때부터 1루수 전향을 시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좋은 수비 감각을 보여주면서 변우혁과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이우성 역시 중장거리 타자인데다, 지난해 타격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정도로 감이 좋다는 점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이 남은 스프링캠프 및 시범경기까지 두 선수 중 누구를 주전으로 선택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마운드 쪽에선 필승조-추격조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필승조 자원으로는 기존 장현식 전상현 외에도 지난해 쏠쏠한 활약을 펼친 임기영 최지민 이준영이 있다. 여기에 곽도규 김대유 박준표가 있고, 새롭게 영입한 이형범이나 대졸 신인 김민주 등 괜찮은 자원들도 합류했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면서 마운드 효율을 높일지도 이 감독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외야 쪽에선 최원준의 중견수 기용이 화두다. KIA는 지난달 전략세미나를 통해 최원준을 중견수로 쓰고,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코너 외야수로 활용하는 쪽으로 의견을 나눴다. 앞선 두 시즌 동안 소크라테스가 중견수 자리를 맡았으나, 군 제대 후 코너 외야수로 배치했던 최원준을 중견수 자리에 활용하는 게 낫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 부분 역시 이 감독이 결단을 내려야 할 부분이다. 이밖에 자신이 맡고 있던 1군 타격 파트 코치 선임, 포지션별 백업 활용과 대체 선발 분류, 퓨처스(2군) 자원 기용법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이 감독은 "스프링캠프는 (전략세미나를 통해 구체화된) 기존 계획대로 팀을 이끌어 가는 데 초점을 맞추려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타격 파트는 그동안 (코치로) 맡아온 만큼 결정에 큰 어려움은 없다. 캠프 남은 기간 훈련을 통해 나오는 성과를 토대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투수 쪽에선 코치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이 역시 캠프 기간 성과가 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캠프를 안정적으로 마무리 하는 게 우선"이라며 "(감독 부임에) 싱숭생숭할 틈이 없다. 선수단을 지금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최대한 안정적으로 이끌고 캠프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KIA 심재학 단장은 이 감독 선임을 발표한 직후 호주행 채비에 나서 14일 캔버라 현지에 도착했다. 이날 밤 이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만나 캠프 현지 상황을 보고 받고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