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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KIA 감독? 연락온적 한번도 없어" 현실로 드러난 이정후의 속내. 12년만의 레전드 컴백 또 무산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2-13 21:32

수정 2024-02-14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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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KIA 감독? 연락온적 한번도 없어" 현실로 드러난 이정후의 속…
타 팀에겐 공포 그 자체였던 '까만바지' 이종범.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IA(타이거즈) 감독이 공석일 때마다 아버지 이름이 나오는 것 같은데, 직접적으로 연락이 온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종범 KIA 감독설'에 대한 아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대답. 말 그대로 '현실'이었다.

KIA 구단은 13일 이범호 신임 감독(43) 선임을 발표했다. 은퇴한지 5년만의 1군 사령탑. 40대 후반의 이승엽-박진만 감독(이상 48)이 막내였던 KBO 사령탑에 모처럼 젊은피가 수혈됐다. KBO리그 역사상 첫 1980년대생 감독이 탄생했다.

김종국 전 감독이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불명예스럽게 계약해지되면서, KIA 구단은 내외부의 폭넓은 감독 후보군을 검토했다. 그 중엔 이종범 전 코치의 이름도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LG 트윈스를 떠나면서 무적 신분이 됐다. 아들 이정후의 뒷바라지를 겸한 미국 연수를 준비중이긴 했지만 KBO리그 감독, 그것도 고향팀 KIA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2012년 시범경기 종료 후 갑작스럽게 타의로 은퇴했고, 이후 KIA와는 연이 없었던 만큼 '금의환향'의 당위성도 있었다.

KIA는 올해 KT 위즈, LG 등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는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갑작스런 사령탑 공백 상황에서 풍부한 경륜을 갖춘 외부 영입이냐, 개막이 임박한 현실을 고려해 팀 사정을 잘 아는 내부인이냐를 두고 고민이 컸다.

이종범 전 코치는 타이거즈 역사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KBO리그 코치로도 차곡차곡 두자릿수 연차 경험을 쌓아온 베테랑 코치다. 하지만 양쪽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1970년생으로 이제 현직 사령탑 중 선배 야구인이라곤 이강철(KT)-김태형(롯데)-염경엽(LG) 감독 3명 뿐이지만, 아직 감독으로서의 경험은 없다.

화제성은 압도적이다. 팬들의 뜨거운 지지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KIA에게 필요한 건 내실이었다. 초보 감독이라면 차라리 내부 인사에게 기회를 주는게 낫고, 기왕 외부에서 영입할 거라면 수차례 우승 경험까지 지닌 베테랑 사령탑이 나았던 셈이다. 결국 번번이 무산됐던 이종범 감독설의 반복이 됐다.

결국 KIA는 현실을 직시했다. 오랫동안 준비된 감독으로 주목받아온 이범호를 택했다. 설연휴 기간 심재학 KIA 단장과의 화상면접, 그룹 재가를 거쳐 이범호 감독이 확정됐다.

돌아보면 아버지를 오랫동안 곁에서 지켜본 아들 이정후의 헤아림 그대로였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소속팀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미국 애리조나로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의 KIA 감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이정후의 시선은 냉정했다. 그는 "아버지도 곧 (미국으로)건너오실 예정이다. 함께 생활하게 될 것 같다"면서 "아버지 인생이니 아버지가 알아서 하실 거다. 내가 감히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KIA 감독이 공석이 될 때마다 아버지 이야기가 나오는데, 직접적으로 연락이 왔다든가 한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다"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이번에도 KIA 구단과 이종범 코치의 면접은 이뤄지지 않았다. 타이거즈 대표 스타의 컴백은 그렇게 또한번 무산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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