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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캠 현장포커스]문동주-김서현과는 다른 길 걷나...전체 1순위 신인 좌완, 즉전감 활용되나

박상경 기자

입력 2024-02-07 14:27

수정 2024-02-0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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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김서현과는 다른 길 걷나...전체 1순위 신인 좌완, 즉전감 활용…
◇황준서.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좋다면 1군에서 안 쓸 이유가 없다."



한화 이글스의 신인 좌완 투수 황준서(19)를 향한 최원호 감독의 시선이다.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진행중인 1차 스프링캠프. 7일(한국시각) 세 번째 불펜 피칭에 나선 황준서의 공에는 힘이 넘쳤다. 낮게 깔리는 묵직한 직구를 연신 뿌렸다. 변화구 컨트롤이나 제구력 모두 신인급 투수 답지 않은 모습. 이날 타석에서 황준서의 공을 지켜본 한화 주장 채은성은 "높게 형성되는 직구가 특히 좋다. 공도 묵직해서 타자 입장에선 까다로운 투수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전했다.

최 감독은 황준서의 투구에 대해 묻자 "캠프 기간 불펜 피칭은 좋아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다가올) 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1군에서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한화는 앞선 2년간 문동주(21) 김서현(20)이라는 특급 신인을 잇달아 품었다. 두 선수 모두 데뷔 시즌 1군 무대를 밟았지만, 초점은 육성에 맞춰져 있었다. 2022년 5월 10일 LG 트윈스전 구원 등판으로 1군에 데뷔했던 문동주는 6월까지 불펜 역할을 소화했고 퓨처스(2군) 재조정을 거쳐 9월 말에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2년차에 도달한 지난해 1군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했다. 김서현은 지난해 4월 중순 1군에 데뷔, 6월 초까지 불펜 역할을 맡다가 퓨처스 재조정기를 거쳤다. 8월에 잠시 1군 무대를 밟았지만, 다시 서산행 통보를 받았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공을 갖춘 것은 틀림 없었지만, 투구 밸런스나 제구 등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게 한화의 시선이었다. 문동주는 데뷔 3년차인 올해 이닝 제한이 풀리고, 김서현은 2년차에 도달하는 올해에도 관리를 받으면서 1군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황준서 역시 이들과 비슷한 길을 걷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동주 김서현이 데뷔할 때만 해도 한화 마운드는 선발-불펜 가릴 것 없이 물음표 투성이였고,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다. 하지만 황준서가 데뷔하는 올 시즌은 선발 로테이션에 페냐-산체스-문동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완성돼 있고, 김민우 이태양 등 다른 선발 후보도 버티고 있다. 불펜 역시 마무리 박상원에 김범수 장시환 윤대경 등 활용 가능한 투수들이 여럿 있다. 굳이 급하게 황준서를 즉전감으로 활용할 정도의 상황은 아닌 셈. 황준서의 이번 스프링캠프 합류도 1군 선수들과 부대끼며 경험을 쌓고 퓨처스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을 찾는 작업의 시작 단계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 감독의 시선은 단순히 경험 쌓기에 그치지 않는 눈치. "또래에 비해 투구 밸런스나 볼끝, 완성도 모두 좋은 투수"라고 황준서를 지목한 최 감독은 "올해 괜찮게 던질 것 같다. 4~5 선발 자리에서 김민우 이태양이 안 좋고 황준서 김기중이 좋다면 두 선수를 로테이션에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다면 기존 불펜 자원과의 경쟁력을 비교해보고 가능성이 있다면 1군 불펜, 아니라면 퓨처스에서 선발 수업을 받을 것이다. 퓨처스로 간다면 트레이닝이나 투구 등 체계적으로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래프트 전부터 고교 최대어로 지목됐던 19세 좌완 투수. 1군 무대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선보이면서 기대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멜버른(호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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