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가을야구를 원하나? '6년 연속 좌절' 흑역사→'12승+@' 안경에이스가 짊어진 책임감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입력 2024-01-20 09:17

수정 2024-01-20 09:51

more
가을야구를 원하나? '6년 연속 좌절' 흑역사→'12승+@' 안경에이스가…
롯데 박세웅.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1년간 단 1번. 6년 연속 좌절. 롯데 자이언츠의 최근 가을야구 도전사다.



지난해 LG 트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제 30년 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한 팀은 롯데 한팀만 남았다. 1982년 KBO리그 출범과 함께 해온 원년팀임을 감안하면 팬들에겐 더욱 속상한 일이다.

부산 야구팬들의 염원을 풀기 위해선 우선 가을야구부터 올라야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외국인 농사의 성공, 그리고 확실한 무게감을 지닌 토종 에이스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외국인 농사는 기대치가 있다. 지난해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여준 찰리 반즈와 애런 윌커슨 모두와 재계약했다. 반즈-윌커슨-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1~4선발은 어느 팀과도 대등하게 맞설 힘을 갖췄다.

여기서 박세웅의 스텝업이 필요하다. 마침 기반은 다 갖춰졌다. 도쿄올림픽에 이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항저우아시안게임까지 활약하며 귀중한 경험들을 쌓았고, 군문제마저 해결하며 미래를 밝혔다. 이제 비FA 연장계약을 해준 구단의 기대치에 답하는 일만 남았다.

지난해 박세웅은 27경기에 등판, 9승7패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이지만, 모처럼 찾아온 3년 연속 10승의 기회를 놓쳤다. 아시안게임 공백을 감안해도 아쉬움이 남는다.

박세웅은 2019년부터 최근 5년간 681⅔이닝을 던졌다. 국내 투수중에는 원태인(726이닝) 양현종(703⅓이닝)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만큼 불펜의 부담을 덜어주고, 선발투수로서의 임무를 다했다. 박세웅 스스로 이닝에 자부심을 갖는 이유다.

다만 지난해 5강에 오른 팀들의 토종 에이스들의 성적을 살펴보면 임찬규(14승 평균자책점 3.42) 고영표(12승7패 2.78) 곽빈(12승7패 2.90) 김광현(9승8패 3.53) 최원태(9승7패 4.30) 등이다. 5강에 실패한 팀에도 이의리(11승7패 3.96) 양현종(9승11패 3.53) 문동주(8승8패 3.72) 안우진(9승7패 2.39) 원태인(7승7패 3.18) 등이 있었다. 박세웅과 대등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둔 투수들이다.

박세웅이 롯데를 가을야구로 이끌고 진짜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이들 사이에서 확실하게 톱5 안에 드는 성적을 내야한다.

조용하지만 뜨겁게 불타오르는 남자다. 팀을 위한 로열티와 책임감은 이미 차고 넘친다. 남은 것은 성적 뿐이다. 박세웅이 최소 12승 이상, 14~15승을 따내는 투수가 된다면, 롯데의 도전 과제는 비단 가을야구만이 아닐 것이다. 그것이 '안경에이스'라는 호칭을 받은 투수가 짊어져야할 무게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