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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과를 내기 위한 과정, 여전히 굴곡의 연속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021시즌의 문을 열면서 '실패할 자유'와 '신념'을 전면에 내걸었다. 경험 부족, 자신감 결여로 이어질 수 있는 그라운드에서의 실수에서 배움을 찾고, 고단한 리빌딩 과정에서 믿음을 갖고 시즌을 치러가자는 의미였다. 이를 통해 한화는 올 시즌 국내 에이스 김민우를 발견했고, 정은원-하주석-노시환, 최재훈으로 이어지는 내야 코어 자원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1군-퓨처스(2군) 통합 육성 시스템 구축도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숙제가 훨씬 많았다. 올 시즌 한화의 리빌딩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여겨졌던 뎁스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수베로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100타석 안팎의 출전, 탠덤 편성 등 여러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확고히 자리를 잡는 선수는 찾기 힘들었다. 2년 연속 최하위의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물이었다.
한화는 새 시즌을 리빌딩 연장 선상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 시즌처럼 '실패할 자유'가 용인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
2021시즌 한화는 3년 차 이하 유망주 21명을 1군 무대에 올렸다. 그러나 이 중 1군에 정착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의 수준. 1군 출전 경험이 가능성을 만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랐지만, 높은 벽을 실감했을 뿐이다. 단순히 출전 기회만 부여한다고 해서 리빌딩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했다. 이럼에도 '실패할 자유'가 용인될 수 없는 이유는 앞서 얻은 경험을 통해 성장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전이 없는 선수, 시스템에 무한히 기회를 제공할 수 없는 건 프로의 순리다.
리빌딩 시즌을 통해 한화는 기존 자원의 문제점을 확인했고,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보완점을 명확히 했다. 올해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의 출발점은 이런 보완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느냐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수베로 감독 역시 "내년 시즌의 기준점은 올해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며 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2022시즌 성과는 '지속성'과도 연관된다. 한화는 리빌딩 첫 시즌을 마치고 외부 FA 보강 가능성이 컸던 팀이다. 그러나 리빌딩 기조를 지키고 내부 자원을 더 활용하는 쪽을 택했다.
외부 보강 없이 새 시즌 진군을 택한 한화를 바라보는 눈길은 우려가 가득하다. 올 시즌 드러난 한계를 극복할 지에 대한 시선은 회의적이다. 2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전력이 더 처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선택을 내렸다. 리빌딩 첫 시즌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새 시즌이 이런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결국 선택을 내린 한화가 부담감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리빌딩의 성과, 방향성에 대한 거센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다.
결과는 프로의 숙명이다. 한화의 리빌딩이 당위성을 인정 받고 탄력을 얻기 위해선 2022시즌 성장을 증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