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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로 오염된' 4740억, HOF 첫 심판대...중간 득표율 48.2%

노재형 기자

입력 2021-12-29 08:09

수정 2021-12-30 04:30

'약물로 오염된' 4740억, HOF 첫 심판대...중간 득표율 48.2…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은퇴 후 방송 해설, NBA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공동 구단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메이저리거 시절 연봉으로만 총 4억달러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2022년 1월 21일(이하 한국시각)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발표하는 명예의 전당(HOF) 투표 결과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배리 본즈와 로저 클레멘스다. 스테로이드 스캔들로 얼룩진 이들이 마지막 입성 기회에서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22년 HOF 투표 현황(2022 BBHOF Tracker)'에 따르면 30일(한국시각) 현재 본즈와 클레멘스는 똑같이 79.5%의 지지를 받아 자격 10년째 HOF 헌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표 결과를 공개한 83명의 기자들만의 의견이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찬성 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현역 시절 이슈를 몰고 다녔던 알렉스 로드리게스(A로드)도 이번에 처음으로 HOF 입성 자격을 얻었다.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명예 은퇴한 A로드의 득표 현황을 보니 40명이 찬성표를 던져 절반에 가까운 48.2%의 득표율을 기록 중이다.

A로드애 대한 기자단 인식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다. 투표를 마친 팬그래프스 제이 재프 기자는 '마크 맥과이어, 새미 소사, 배리 본즈, 로저 클레멘스보다 더 A로드는 약물 시대의 전형이었다. 투표용지에 오른 것만으로도 메이저리그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겼음을 인정받은 것인데, 그런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는 것에 대해 나는 옹호하는 입장'이라며 '난 A로드에게 표를 주지 않았다. 본즈와 클레멘스에는 표를 줬다. 하지만 A로드에 대한 내 입장을 재고할 기회가 아직 9번 더 있다'고 밝혔다.

댈러스 모닝 뉴스 애반 그랜트 기자는 '난 그에게 영원히 표를 주지 않을 것이다. 단순히 약물을 복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로 인해 징계를 받아 커리어 전체가 오염됐기 때문이다. 재고의 가치도 없다'며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A로드는 2003년에 이어 2013년에도 약물 복용 사건에 휘말리며 메이저리그사무국으로부터 16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A로드는 2015년 복귀해 33홈런, 86타점을 때리며 부활했지만, 2016년 65경기에서 타율 2할을 기록한 뒤 그해 8월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기록 만으로 보면 A로드의 HOF 자격은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통산 타율 0.295, 696홈런, 3115안타, 2086타점, WAR 117.5를 올렸고, 3번의 MVP, 14번의 올스타, 10번의 실버슬러거를 차지했다. 통산 홈런 4위, 타점 4위, WAR 16위, 안타 22위. 특히 행크 애런, 윌리 메이스, 에디 머레이, 라파엘 팔메이로에 이어 역대 5번째로 통산 3000안타와 500홈런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A로드의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연봉이다. A로드는 메이저리그 22년 동안 연봉으로만 3억9928만5104달러(약 4740억원)를 벌어들였다. 징계로 연봉이 깎이고 은퇴 선언으로 남은 연봉을 포기했음에도 146년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을 번 선수로 기록됐다. 2위 앨버트 푸홀스(3억4404만436달러)도 은퇴가 가까워져 A로드를 넘을 수는 없다.

A로드는 2000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 2억5200만달러에 FA 계약을 맺으며 당시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 몸값을 기록했고, 뉴욕 양키스로 옮긴 뒤 2007년 12월에는 10년 2억7500만달러로 계약을 갱신해 연봉 1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한창 약물을 사용하던 시점에 대형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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