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의중이 반영됐다. 수베로 감독은 시즌 초반 젊은 선수들에게 100타석의 기회를 주는 이유를 두고 "개막 후 2개월 정도 100타석 안팎이라면 공정한 기회다. 선수를 평가하기에도 충분한 기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천천히 타격감이 올라오는 슬로스타터 유형 타자도 있고, 50타석 이후 부진했다가 100타석 즈음에 감을 회복해 반등하는 타자도 있다"고 덧붙였다. 100타석 내에서의 결과에 따라 퓨처스(2군) 재정비 또는 1군 잔류를 판단했다. 100타석 이상을 소화하고도 1할대 타율에 그쳤던 임종찬, 유로결, 박정현이 퓨처스행을 통보 받은 반면, 결과를 만들어내 김태연, 이성곤은 1군 전력으로 후반기를 보냈다.
내년 시즌을 리빌딩 연장선으로 보고 있는 한화와 수베로 감독은 올해처럼 다시 100타석 기회를 부여할까.
올해 지휘봉을 잡은 수베로 감독이 100타석의 기회를 제공한 것은 검증의 과정이었다. 캠프, 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본 선수의 기량을 실전에서 확인하고 데이터를 쌓아가기 위함이었다. 이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는 퓨처스로 내려가 1군에서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완 작업을 펼쳐왔다. 1군에서의 경기력과 데이터, 퓨처스 리포트 등을 통해 선수 기량이 어느 정도 파악된 상황에서 초점은 '발전'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과제를 풀어내지 못한 선수에게 다시 100타석 안팎의 기회가 주어지긴 힘들다. 100타석의 기회는 내년에 새롭게 합류할 신예 중 가능성을 보인 선수들에게 돌아가고, 기존 검증 단계를 거친 선수들은 기량 보완이 확인되는 게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