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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주판알 튕긴 SSG, 새로운 고민도 시작됐다[SC초점]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2-26 23:57

수정 2021-12-27 07:21

빠르게 주판알 튕긴 SSG, 새로운 고민도 시작됐다
◇인천 랜더스필드.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변화무쌍한 스토브리그에서 SSG 랜더스의 잠행이 눈길을 끈다.



빠르게 주판알을 튕겼다. 2022시즌을 마치고 FA자격 취득이 예상됐던 투수 문승원, 박종훈과 외야수 한유섬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해 사인을 이끌어냈다. 이와 더불어 선수단 연봉협상도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르게 마무리하면서 2022시즌 채비를 얼추 마무리했다.

장기 계약은 현재와 미래를 내다본 치밀한 계산. KBO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투수인 문승원과 박종훈은 내년 뿐만 아니라 향후 SSG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줄 핵심 전력이다. 두 선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채우는 것 만으로도 외인 원투펀치와 함께 선발진을 책임지면서 추후 선발 기대주들의 안정적인 발전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할 만하다. 한유섬 역시 공격에선 찬스에 강한 클러치 능력을 갖추고 있고, 수비에서도 코너 외야수로 충분히 제 몫을 할 수 있다. 추신수-김강민 등 노장 선수들의 바통을 이어 받아 외야 중심축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뚜렷한 가치다. 리그 연봉 총액 상위권인 SSG 입장에선 이들이 내년 시즌 동시에 FA로 풀릴 때 외부 경쟁이 펼쳐지면 손을 잡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발 빠르게 핵심 전력을 지킨 것은 이런 현재, 미래 가치를 폭 넓게 바라본 결과물이다.

빠른 움직임을 통해 SSG는 향후 충분한 안정성을 확보했다. 기존 핵심 전력을 지키면서 변수를 줄이고, 유망주 성장이라는 플러스 요인을 바라볼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올 시즌을 마친 직후 외국인 코치 수혈, R&D 강화 등 퓨처스(2군) 육성 프로그램 재편에 중점을 뒀던 SSG의 움직임은 스토브리그를 통해 1군과 시너지를 향한 무브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그림자도 있다. 안정은 취했지만, 확실한 보강은 없었다. 베테랑 투수 노경은의 합류와 새 외국인 선수 케빈 크론, 이반 노바가 합류한 것 정도가 눈에 띈다. 이들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준다면 충분히 플러스 요인이 될 만하나, 반대라면 올 시즌 전력 구성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유망주 성장과 활용, 대체 자원 육성이라는 명확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다가올 '샐러리캡 시대'에서의 무브도 고민거리. SSG는 2021시즌 KBO리그 10개 구단 중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엔트리 등록 상위 28명 연봉 총액(88억9500만원)과 선수단 총 평균 연봉(1억7421만원) 모두 1위팀이다. 연봉 27억원의 '추신수 효과'가 컸다. 추신수가 같은 연봉 규모로 내년에도 SSG 유니폼을 입으면서 효과는 지속되는 가운데, 3명의 장기 계약자가 더해졌다. 재계약 대상자 연봉 협상 결과에 따라 규모는 달라질 수 있으나, 이변이 없는 한 새 시즌에도 SSG가 연봉 총액, 평균 연봉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시즌부터 시작될 샐러리캡이 향후 SSG의 전력 재편이나 외부 수혈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어떻게 전력을 재편하고 소비와 지출을 조절할지에 대한 고민도 가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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