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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민-박건우 낯선 유니폼…재확인한 '프로의 진리' [SC 핫포커스]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2-14 23:57

수정 2021-12-15 08:30

박해민-박건우 낯선 유니폼…재확인한 '프로의 진리'
박해민-박건우(왼쪽부터) 사진제공=LG 트윈스, NC 다이노스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이 선수는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KBO리그에서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프로 입단 후 대졸 8시즌, 고졸 9시즌을 보내야 한다. 다음 시즌부터 1년씩 단축되지만, 대부분 선수는 트레이드, 보상선수 지명 등 특별한 경우가 없으면 입단 팀에서 선수 생활 중 절반을 뛰어야 한다.

적지 않은 시간을 한 팀에서 뛰는 만큼, FA 자격을 얻을 무렵이면 원 소속 구단 이미지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선수 역시 '정'이 쌓일 수밖에 없고, 팀에 대한 애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구단의 색깔이 많이 입혀진 만큼, FA 자격을 얻은 뒤 선수의 이적은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기 마련이다.

총 3건의 FA 계약이 체결이 발표된 가운데 두 명의 선수가 팀을 옮겼다. 이적 선수 모두 팀의 대표 선수로 활약했다.

한화 이글스 최재훈이 잔류로 첫 스타트를 끊은 뒤 14일 두 건의 FA 발표가 잇달아 나왔다.

오전에는 박해민이 LG 트윈스와 4년 총액 60억원에 계약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호타준족의 외야수 박해민은 실력 뿐 아니라 남다른 리더십을 지니고 있어 2년 연속 삼성의 주장을 맡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부상에도 포스트시즌 출장을 감행하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박해민 계약 발표 후 얼마지나지 않아 오후에는 두산 베어스 박건우가 NC 다이노스 이적 발표가 나왔다. 6년 총액 100억원 규모.

박건우 역시 두산의 간판 선수다.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날릴 수 있는 타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FA 자격을 얻어 두산에 남은 허경민 정수빈과 '90트리오'로 불리며 두산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이들 모두 이적은 했지만, 남다른 애정을 지니고 있었다. 같은 값이면 원소속팀 잔류 가능성이 높았다.

다만, 프로는 실력과 이에 따른 계약서로 평가받고 증명된다. 선수가 필요한 구단은 그만큼의 계약 기간과 금액으로 말하기 마련이다.

박해민과 박건우 모두 이적한 가운데 NC 다이노스의 창단 멤버인 나성범과 KIA 타이거즈의 상징 양현종도 원소속팀과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모두 구단의 영구결번도 가능한 선수다.

선수에게 영구결번은 최고의 영광이다. 다만, 박건우와 박해민이 확인시켜준 '프로'는 역시 계약서로 필요성을 증명해야 된다.

비록 좋은 대우를 받고 떠났지만, 이적한 선수 모두 마음은 무거웠다. 박해민은 이적 후 인터뷰에서 삼성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거듭 전했다. 박해민은 "솔직히 말하면 (삼성과) 의견 차이가 있었다"라며 "삼성 팬 분들께 너무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삼성에 서운한 부분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박건우는 장문의 자필 편지로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박건우는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고 하지만, 그동안 두산에서 야구하면서 다른 팀에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두산을 떠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한 글자 한 글자 써 가는 데 눈물이 많이 난다"라며 "팬 여러분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 평생 그 은혜 잊지 않겠다"고 인사를 남겼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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