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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엔, 칼 갈아 대성공" 2089억 인생 반전! 3가지 승부수

노재형 기자

입력 2021-11-29 09:37

수정 2021-11-29 17:20

"시미엔, 칼 갈아 대성공" 2089억 인생 반전! 3가지 승부수
FA 내야수 마커스 시미엔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계약을 맺으며 대박을 터뜨렸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모험은 한 번쯤 걸어볼 만하다. 마커스 시미엔(31)이 온갖 악재를 이겨내고 나이 서른을 넘어 대박을 터뜨렸다.



시이엔은 29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7500만달러(약 2089억원)의 FA 계약에 합의했다. 매년 2500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그는 이제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1년 전만 해도 시미엔이 이렇게 떠들썩한 돈벼락을 맞을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세 가지 승부수가 통했다. 파워히팅, 2루수 변신, 에이전트 교체가 그것이다.

2013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시미엔은 2015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옮기면서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성장세를 이어가던 그는 2019년엔 162경기에 모두 출전해 33홈런, 92타점을 때려 정상급 파워히터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그는 타율 2할2푼3리, 7홈런, 23타점의 부진을 나타내며 주춤했다.

시즌 후 생애 첫 FA가 됐지만, 오클랜드는 재계약 의사가 없었고 대신 토론토와 1년 1800만달러에 계약했다. 서른의 나이에 별로 보여준 것이 없으니 다년계약을 바란 건 욕심이었다. 게다가 토론토는 유격수가 아닌 2루수를 권유했고 그마저도 받아들였다.

ESPN은 '1년간 칼을 열심히 갈아 다시 FA 시장을 노리겠다고 마음먹은 그의 모험 정신이 통했다'고 논평했다.

시미엔은 올시즌 16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6푼5리, 45홈런, 102타점, 115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역대 2루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그는 2루에서도 뛰어난 수비 실력을 선보이며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생애 첫 올스타에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 MVP 3위 등 기대치 이상의 최대 실적을 뽑아낸 것이다.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은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2위. 팀 동료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는 덜 받았을진 몰라도 영양가 면에선 최고였다.

타격 컨셉트를 공격적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 그가 올해 날린 홈런 45개 가운데 36개는 직구를 공략한 것이다. 2019년과 비교해 타율과 볼넷은 줄었지만, 홈런수가 크게 증가했다. 의도한 바였다. 뜬공 비율이 2019년 25.5%에서 올해 36.7%로 높아졌다. 유인구에 많이 속기는 했지만, 올해 장착한 타격 마인드를 버릴 생각은 없다.

시즌이 끝난 직후 에이전트를 스캇 보라스로 교체했다. 보라스는 이번 FA 시장에서 자신의 거물급 고객들 가운데 시미엔 협상을 가장 먼저 들고 나갔다. 내심 기대했던 2억달러엔 미치지 못했으나, 계약기간 7년은 소기의 성과다.

무엇보다 시미엔의 가치는 동료들과의 화합에서 드러난다. ESPN은 이날 시메인의 대박 소식을 전하며 '한 인간으로서, 팀 동료로서 그는 평판이 매우 좋다. 그와 계약하기 위해 쓴 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매일 밤 잠을 청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고 논평했다.

원소속팀 토론토가 그를 놓친 가장 뼈아픈 부분은 아마도 팀 워크 측면일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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