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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내부 육성→외인 외야수 영입?' 마차도 보낸 롯데의 자신감. 배경 살펴보니 [SC비하인드]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1-28 08:59

수정 2021-11-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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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내부 육성→외인 외야수 영입?' 마차도 보낸 롯데의 자신감. 배…
롯데 김민수.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마차도와 함께 할 경우 결국 (토종)유격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내년 내후년에도 같은 고민을 해야한다. 지금 해볼만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롯데 자이언츠가 2년간 내야 사령관 역할을 수행한 마차도와의 이별을 택했다.

모험적인 선택이다. 마차도는 대체불가 유격수였다. 김민재 박기혁 문규현 등을 제치고 단 2시즌만에 롯데 역사상 최고의 유격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출신다운 넓은 수비범위와 강한 어깨, 뛰어난 볼핸들링 기술 등 기본기부터 남달랐다. 팀에 대한 애정도 컸다.

하지만 빈약한 타격에 발목을 잡혔다. 마차도의 교체는 수비보다는 공격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지만, 그만큼 '마차도 없는' 내야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지난 2년간에 비해 내야 수비의 중요성이 조금 낮아졌다는게 롯데 측의 분석이다. 한때 롯데 마운드를 상징하는 구종은 포크볼이었다. 선발 불펜 가리지 않고 포크볼이나 스플리터를 결정구로 던졌다. 빗맞은 내야 땅볼의 안정감 있는 처리가 승부와 직결됐다.

하지만 이제 롯데 마운드는 강력한 직구를 지닌 투수들로 채워졌다. 스트레일리 박세웅부터 이인복 이승헌 최영환 나균안에 이르는 선발 후보진, 최준용 김원중 구승민 김도규 김진욱 등 주요 불펜에 이르기까지 쟁쟁하다. 압도적인 구위 또는 움직임과 제구가 좋은 직구로 나눠지긴 하지만, 최소 140㎞대 중반의 직구는 기본 장착이다.

특히 에이스 박세웅의 경우 한때 포크볼이 주력이었지만, 올해는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크게 높였다. 박세웅 뿐만 아니라 팀 전체적으로 포크볼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 사직구장 리모델링으로 펜스가 높아지고, 외야가 넓어지면서 더 자신있게 뜬공을 유도할 환경도 만들어진다.

시프트의 활용도 한층 적극적이다. 마차도 같은 선수의 독보적 개인기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들고, 벤치의 지시를 통한 체계적인 수비 시스템이 한층 성장했다는 자체 평가다. 효과적인 배치를 통해 마차도의 빈 자리를 효율적으로 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하는 외국인 선수의 특성상, 롯데가 수비보다 공격에 방점이 찍힌 외국인 유격수를 새롭게 영입할 수도 있다. 다만 적어도 이 선택이 플랜A는 아니다. 시원시원한 한방을 쏘아올릴 거포, 또는 넓어진 외야를 커버할 호타준족의 외야수가 우선이다.

다시 말해 유격수는 국내파 육성으로 메우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롯데의 내야 중추를 맡아줄 선수를 찾아야한다.

현재의 방향성에 가장 걸맞는 선수는 김민수(24)다. 이미 병역을 마쳤고, 지난해 1군에서 224타석에 출전하며 1루 2루 3루 유격수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두루 경험했다.

수비 범위가 다소 좁다는 게 단점이지만, 글러브질이나 푸트워크, 강한 어깨 등 기본적인 툴에 대한 평가는 좋다. 타격에서도 한동희에 버금가는 재능과 파워를 지녔다는 평가.

배성근(26)이 뒤를 받친다. 이미 지난 2년간 마차도의 백업을 충실하게 소화하며 성장했다. 역시 이미 병역을 마친 군필 내야수다. 지난해 109타석을 소화했다. 타격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수비 면에선 보다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기민한 몸놀림이 장점이다.

롯데는 이번 신인 드래프트에서 윤동희 김세민 한태양 김서진 김용완까지 무려 5명의 유격수를 뽑았다. 올해 10개 구단 신인 유격수 중 데뷔 첫해 주전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는 김도영(KIA 타이거즈)과 이재현(삼성 라이온즈)이 첫손에 꼽힌다. 롯데의 신인들은 이들보단 조금 뒤처진다는 평가. 하지만 아마 시절의 평가를 뒤집는 선수들은 매년 나오기 마련이다. 이들중 데뷔 첫해 드라마틱한 영웅 신화를 써내려갈 선수가 있을수도 있다.

물론 공공연히 트레이드 블록에 오른 이학주(삼성) 같은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추진 단계에서 널리 알려진 트레이드가 실제로 성사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마차도는 떠났다. 롯데의 '유격수 오디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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