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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와 이별할까? 롯데, '외인 타자 교체' 만지작거리는 이유 [SC초점]

김영록 기자

입력 2021-11-24 10:45

수정 2021-11-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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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와 이별할까? 롯데, '외인 타자 교체' 만지작거리는 이유
2021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마차도.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10.02/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5강 입성은 실패했지만 새 감독 부임 후 5할 승률을 달성하며 희망을 봤다.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준비. 롯데 자이언츠는 고민에 빠져있다.



2022년은 이대호의 커리어 마지막 해다. 5년만의 가을야구 진출, 나아가 21세기 첫 한국시리즈 진출이 간절하다.

올해 롯데 타선의 성향은 확실했다. 볼넷을 고르기보단 치고 나가기를 택했다. 팀 안타수는 1위(1393개)다. 전준우(192개)와 손아섭(173개)이 최다안타 부문 1위, 4위에 올랐다.

반면 볼넷은 전체 7위(579개)에 불과했다. 팀내 볼넷 1위가 정훈(68개·15위)였다. 한동희(61개)를 제외하면 주력 선수 중 타석 대비 볼넷 수가 지난해보다 유의미하게 늘어난 선수가 없다.

특히 홈런(107개·6위)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2루타(266개·1위)가 눈에 띈다. 팀 장타율은 4위지만, 승부처에서 터지는 '한방'은 크게 줄었다. 팀내 홈런 1위는 여전히 이대호(19개·15위). 20홈런 타자가 1명도 없었다. 두자릿수 홈런도 이대호 외에 한동희(17개) 정훈(14개) 안치홍(11개)까지 4명이 전부다.

마차도 역시 전반적인 타격 기록 하락이 뚜렷했다. 부상으로 10경기 결장한 것을 감안하면 안타수(136→130개)는 준수했고, 타율과 출루율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하지만 장타율이 무려 6푼이나 하락했다(0.422→0.366). 홈런과 2루타, 타점도 한꺼번에 크게 줄어들었다. 무리하게 잡아당기는 타격이 늘면서 바깥쪽 공에 대한 약점도 도드라졌다. 재계약시 한국 생활 3년차, 타 팀의 분석은 더욱 정교해질 것이다. 마차도의 교체는 롯데가 가장 빠르게 타격 강화를 노릴 수 있는 방안이다.

마차도가 기록 외적으로도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임은 분명하다. 롯데는 '느림보' 팀이다. 팀 도루(60개)는 리그 최하위. 왕년에 36개, 42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던 손아섭의 올해 도루는 11개. 그런데도 팀내 1위였다. 전반적으로 아쉬운 기동력을 번즈, 마차도 등 '수비형' 외국인 타자들로 메워온 팀이 롯데다.

또한 수비에서 마차도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수비 범위와 땅볼 처리 뿐 아니라 다양한 시프트, 연계 플레이, 2루 도루를 저지하는 태그 등 마차도의 공헌도는 눈에 보이는 것 그 이상이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유격수만 5명을 지명한 롯데다. 마차도와 함께 하는 1년이 좋은 교보재가 될 것임은 틀림없다.

올겨울 사직구장은 한국판 그린몬스터로 다시 태어난다. 홈플레이트가 백스톱 쪽으로 당겨지고, 펜스 높이가 6m로 상향된다. 내외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유격수의 수비 부담도 커진다.

하지만 다시 말해 롯데의 홈런 개수가 올해보다도 급격히 줄어들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4명 중 한동희를 제외하면 개수나 비거리 면에서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한동희는 매서운 타격에 비해 낮은 발사각 때문에 장타 개수에 발목이 잡히는 선수다. 구장 크기와 관계없이 '문샷'을 때려줄 수 있는 힘있는 외국인 타자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알테어처럼 공수를 겸비한 외야수라면 금상첨화다.

지난해 외인 타자의 성공률이 낮았던데다, 올해 외국인 선수 시장은 한층 더 안갯속이다. 부진했던 마차도의 위치도 알테어(NC 다이노스)와 피렐라(삼성 라이온즈), 페르난데스(두산 베어스) 다음 정도는 된다. 저스틴 보어(LG 트윈스)처럼 이름값 높은 거포의 실패 사례도 있다.

롯데는 내년 시즌 마차도와의 연장계약(구단 옵션) 권리도 지니고 있다. 여차하면 마차도와 한해 더 인연을 이어갈 수도 있다. 다만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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