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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은 이런 것. 투수 출신이 흡성대법으로 야수출신 염경엽-포수출신 김태형 장점 흡수. 삼도류 강철 매직으로 우승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1-21 13:36

수정 2021-11-21 13:39

청출어람은 이런 것. 투수 출신이 흡성대법으로 야수출신 염경엽-포수출신 …
우승 헹가래를 받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취임 전 시즌 9위가 최고 성적이었던 팀을 3년만에 우승으로 만들었다. 3년간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별다른 지원 없이도 만들어낸 우승. 그래서 이강철 감독의 가치가 더 높다.



이 감독은 초보 감독의 시행착오가 많지 않았다. 레전드 투수였고, 주로 투수 코치를 했지만 타격과 수비, 주루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었다.

이 감독은 이 부분에 대해서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에서 보낸 시간이 감독으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여러차례 말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KIA 타이거즈의 투수코치를 역임했던 이 감독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넥센 히어로즈에서 수석 코치를 했었다. 당시 염경엽 감독과 함께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이뤄냈었다.

염 감독은 코치시절 주로 주루와 수비 코치를 했었다. 공격 작전이나 수비 작전에서 탁월한 지략을 선보였다. 염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염 감독의 지략을 직접 봐왔다.

2017년엔 2군 투수코치로 두산으로 왔다가 4월부터 2군 감독으로 2군을 지휘했었다. 이 역시 이 감독이 KT 감독직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전 넥센 시절 봐왔던 것들을 실전에서 쓸 수 있었던 것이다.

2018년엔 1군 수석 겸 투수 코치를 맡았다. 포수 출신인 김태형 감독을 옆에서 보좌했다. 포수 출신 감독이 보는 야구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큰 경기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뚝심 야구를 직접 경험했다.

투수와 야수, 포수는 경기를 보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자신의 포지션을 중심으로 팀을 이끌어가기 마련이다. 투수 출신인 경우 투수 쪽에 신경을 쓰면서 타격이나 주루 등은 코치들에게 일정 부분을 맡기는 경우가 있고, 야수 출신인 경우엔 투수 파트는 투수 코치에게 일정 부분 권한을 주기도 한다.

이 감독은 투수 출신이고, KIA에서 투수코치로만 활동을 했었다. 이 감독은 KIA에서 나온 이후 내야수 출신으로 주루-수비 코치를 했던 염 감독, 포수 출신으로 배터리 코치를 했던 김 감독을 옆에서 보면서 자신이 잘 몰랐던 부분을 흡수할 수 있었다. 2군 감독을 맡아 직접 팀을 지휘해 실전 경험도 한 것이 초보 감독으로서 실수를 줄일 수 있었다.

그동안 쌓았던 많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야구 철학을 다듬었고 2019년 KT를 맡으면서 빠르게 팀을 5강권에 올려놓았다. 2020시즌엔 자신이 3년간 가장 잘했던 판단으로 꼽은 배정대를 주전 중견수로 내면서 외야 수비를 탄탄하게 했고, 올시즌엔 뎁스가 두텁지 않은 전력에 외국인 타자의 부진 속에서도 팀을 정규리그 1위로 올려놓는 그야말로 마법같은 시즌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는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뤄 '명장'의 칭호를 받은 김 감독에 맞서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4연승의 퍼펙트 우승을 이뤘다.

이 감독은 최근 40대의 나이 어린 감독들이 빠르게 데뷔하고 있는 가운데 53세 때 감독에 올랐다. 최근 추세를 보면 늦은 나이에 감독이 된 것. 하지만 그동안 꾸준히 배운 여러 감독들의 장점을 흡수하며 완벽한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의 업적을 모두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3년간 외부 FA 같은 전력 강화 없이 이뤄낸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조범현 감독님, 김진욱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다. 그 선수들이 6,7년 지나면서 기량이 올라왔다. 그분들 덕분에 이런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이전 2명의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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