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KS인터뷰]우승 많이 해본 감독의 여유 "끝나는 순간 큰 감동이 안오더라."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1-19 00:16

수정 2021-11-19 02:16

우승 많이 해본 감독의 여유 "끝나는 순간 큰 감동이 안오더라."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KT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두산에 한국시리즈 4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강철 감독을 헹가래 치고 있는 KT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1.11.18/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BO리그에서 한국시리즈 MVP 출신 최초의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됐다. KT 위즈의 창단 첫 우승. 창단 후 최단기간인 7년만에 우승을 만든 명장.



KT 이강철 감독이 최고의 감독이 됐다. 2019년 팀을 맡자 마자 6위로 올렸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꼴찌를 했고, 2018년 9위를 했던 팀을 바로 중위권으로 올려 놓은 것. 그리고 지난해는 깜짝 2위로 사상 첫 KT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뤄냈고, 올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정규리그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의 통합 우승을 만들어냈다.

-우승 소감은.

▶9회 2사까지 긴장했었다. 그런데 9회말이 끝나는 순간 큰 감동이 안오더라. 그래서 큰 제스처를 못했는데. 타이브레이크 때문에 감동이 줄어든 거 같다. 그런데 오랜만에 한국시리즈 우승한 걸 보니 너무 좋더라. 선수때도 그랬는데 성취감 다음에 바로 허무함을 느꼈다. 이것 때문에 힘들게 했을까라는 생각. 오늘도 여전히 이걸 하려고 왔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나중에 상받고 하면 좋구나 다음에도 우승해야지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선수들은 처음 느껴봤을 것이다. 또 해야죠. 좋은 거니까.

-4연승을 했는데 가장 어려웠던 경기는.

▶먼저 두산 강팀을 만나서 4연승 우승을 했다. 3연승을 했는데도 김태형감독을 비롯한 두산 선수들이 강팀이라 항상 안심을 못했다. 쿠에바스도 사실 쓸 생각을 안했다. 5차전을 생각하고 불펜 기용을 안했다. 두산에 진심으로 좋은 경기해서 감사하다. 두산이 대단하다. 난 4연승 우승하는데도 이 며칠간이 그렇게 힘들었는데 두산은 포스트시즌 내내 하지 않았나. 오늘 나오면서 오늘이 마지막이길 바랐다. 1회 득점이 나면서 머리가 헷갈리더라 쿠에바스도 생각나고 다음 투수를 어떻게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배제성이 1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피칭을 하더라. 작년 4차전때의 그 볼이 나오더라. 그래서 초반엔 안바꾸려고 생각했다.

-통합우승의 원동력이라고 하면.

▶조범현 감독님과 김진욱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다. 그 선수들이 6,7년 지나면서 기량이 올라왔다. 타이트한 경기가 이뤄지고 포기하지 않는 게임을 하면서 투수들도 발전했다. 승부처 경기를 많이 하면서 오늘날까지 오지 않았나.

-고영표 불펜 돌릴 때 어떤 얘기를 나누셨나.

▶본인은 서운하게 생각하더라. 선발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나도 고민했다. 내 뜻을 포수인 장성우에게 얘기했고, 성우도 공감하며 영표에게 얘기한 것 같았다. 하루 전날 영표에게 다시 물어봤다. 본인이 용납하지 않는데 쓰면 안되지 않나. 본인이 납득하지 않고 던지면 좋은 공이 안나온다. 물어보니 하겠다고 하더라. 사실 한국시리즈를 하면서 큰 경기에서는 공이 빨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표가 실력이 떨어지는것은 아니지만 두바퀴째가 걱정이었다. 우리팀 6,7,8회가 비어서 2이닝 이상을 생각하면서 투수코치와 얘기를 했고 준비를 했다. 오늘 제성이 던지는 거 보고 잘 결정했다고 생각했다. 두산이 지쳐서 빠른 볼을 던지는 것이 낫다고 봤다. 그리고 필요한 2이닝을 영표가 잘 막아줘서 4연승을 할 수 있었다.

-신본기 활약이 좋았는데.

▶본기의 홈런이 컸다. 4회 1점을 주고 바로 점수를 뽑은 게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

-박경수가 MVP가 됐는데.

▶경기 전에 내가 안바꿔줘서 미안하다고 했었다. 그래도 MVP를 받아 위안이 됐을 것이다. 좋은 결정 해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박경수의 플레이가 임팩트가 컸다. 오늘 사실 움직일 수만 있어도 대타로 세울 생각을 해서 미출전 선수에 넣지 않았다. 그런데 도저히 안되겠더라. MVP로 뽑아주신 것 대신해서 감사드린다.

-로하스가 일본에 갔을 때 힘들거라고 했는데.

▶로하스가 공격은 좋지만 수비가 떨어졌다. 백호가 초반에 좋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오히려 팀 KT가 됐다. 올해는 타선보다 투수로 승부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잘됐다

-3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택은.

▶배정대를 중견수로 쓴 것. 그게 수비가 확실히 안정이 됐다. 항상 외야 수비가 불안했었다. 백호 1루수도 좋았는데. 배정대를 중견수로 쓴 선택이 수비쪽에서 많이 좋아졌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