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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우승]이 정도면 가족이죠. 40세 유한준부터 20세 소형준까지 서로 위하고 챙긴 KT 케미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1-18 20:16

수정 2021-11-19 10:51

이 정도면 가족이죠. 40세 유한준부터 20세 소형준까지 서로 위하고 챙…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7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T 박경수가 8회말 무사 1루에서 안재석의 타구를 수비 하다 넘어지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1. 17/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021시즌을 시작하면서 KT 위즈의 우승을 점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시즌 2위를 차지했지만 4관왕에 MVP를 차지했던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으로 떠났고, 별다른 보강이 없었기에 KT는 자연스레 우승후보에 들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어느 팀보다 강했다. 하나로 똘똘 뭉친 케미의 힘이었다. 팀내 최고참인 40세의 유한준부터 팀의 막내인 20세 소형준까지 모두가 가족과 같은 케미를 보여주면서 시즌 막판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할 수 있었다.

이런 가족같은 케미가 나올 수 있는 원인은 당연히 고참들의 솔선수범이었다. 유한준과 박경수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강철 감독은 소통의 감독이다. 현안이 있을 때 유한준 박경수와 대화를 하며 해결책을 찾았다. 이 감독이 둘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감독의 신임을 받는 고참이 후배들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팀 분위기를 좌우하는데 둘은 선배가 아닌 형으로 다가갔다. 서로를 존중해 주는 문화를 만듦으로서 '나만 잘해야지'가 아닌 '팀이 잘해야지'의 스타일이 됐다.

지난 10월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서 9회말 구자욱의 빠른 타구를 다이빙 캐치해서 1루로 던져 아웃시킨 2루수 박경수는 모자를 벗어 던지고는 크게 포효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때 1루수 강백호 역시 큰 세리머니를 하며 고참의 세리머니를 받아줬고, 이후 조용히 달려가 그라운드에 떨어진 박경수의 모자를 주워 흙을 털고 건넸다. 강백호는 "그런 세리머니를 하고 혼자 모자를 주우면 없어보이지 않나"며 "내가 그런 수비를 했는데 스스로 모자를 주우면 좀 속상할 것 같다. 같이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KT에서 최고 슈퍼스타인 강백호도 튀지 않고 한 선수로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플레이를 하는 것.

막내인 소형준도 매 이닝이 끝날 때마다 혼자 더그아웃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일이 뒤에서 수비를 해준 수비수들을 맞이 하고 들어가는 것 역시 선배들의 팀을 위하는 마음을 본받은 덕분이다.

얼마나 이 팀의 단결이 강한지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지난 17일 3차전서 박경수가 다쳐서 쓰러졌을 때였다. 3루수인 황재균부터 모든 야수들이 빠르게 뛰어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황재균은 "경수 형이 넘어졌을 때 크게 다쳤다고 직감했다"면서 "앰뷸런스를 보내고 아직 2이닝이 남았는데 선수들이 신경쓸까봐 일단 시합부터 잘 마무리 하자라고 말했었다"라고 했다.

황재균은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는데 KT의 첫 우승을 만든 주장이 됐다. 황재균은 "이렇게 좋은 결과를 낸 것에 대해 선수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우리 선수들 중에 모난 선수가 없다. 행동들을 워낙 알아서 잘해서 사실 내가 할 일이 없었다. 선수들이 많이 도와줘서 내가 한 것이 없는데도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동료들에게 모든 영광을 돌렸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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