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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윕 예감' 두산, 100%를 뒤집을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KS]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18 20:55

수정 2021-11-19 04:51

'스윕 예감' 두산, 100%를 뒤집을 힘은 남아있지 않았다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 두산베어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1회초 2사 1,3루 두산 선발 곽빈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2021.11. 18/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우승 확률 0%. 뒤집기에는 이미 심신이 지쳤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일궈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마지막 정상에서 서기까지는 '현실의 벽'이 높았다.

아리엘 미란다와 워커 로켓 외국인 투수가 빠진 두산은 최원준-곽 빈-김민규로 선발진을 꾸려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다. 선발진의 부족함은 이영하 홍건희가 채웠다. 선발이 투입되면 어김없이 이들이 등판했고,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상대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단기전 최고의 카드를 내서 막는다는 효과적인 방법이었지만, 체력의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은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영하 홍건희가 승부처마다 모두 무너졌다. 김태형 감독은 "지쳐있다"라고 씁쓸한 마음을 내비쳤다.

야수들의 상태도 정상은 아니었다.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있었던 선수들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단기전에서 아픔을 참고 뛰었지만, 이마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극복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다가왔다. 매 경기 슈퍼캐치를 보여주던 정수빈은 1차전에서 슬라이딩 캐치 이후 손목을 다쳤고, 허경민은 몸살을 앓았다. 타격 사이클도 뚝 떨어졌다.

2차전을 마치고 휴식일 계획에 "심신이 지쳤다"라는 김태형 감독의 말은 농담이 아닌 뼈있는 한 마디였다.

3패를 당한 뒤 맞은 4차전.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뒤 우승을 달성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0% 확률.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가을 베테랑' 김 감독은 넘어간 분위기에 '싹쓸이 패배'를 예견한 듯했다.

김 감독은 강력한 반격을 예고하기보다는 "지금까지도 잘해왔다"는 말을 거듭하며 "끝까지 자기 플레이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경기 전 인터뷰에 들어온 허경민 또한 "시리즈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 7년 동안 한국시리즈에 가는 팀은 우리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밀리는 쪽에 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한다. 잘 마무리하는 것이 우리팀의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감독과 선수 모두 유종의 미를 바라봤다.

4차전 초반부터 KT의 득점이 이어지자 두산은 경기 운영 역시 그동안의 필승 기용보다는 투수를 고루 기용하는 등 시즌 마무리를 하도록 했다.

두산은 결국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다. 힘든 여정을 이겨내며 결실은 맺지 못했지만, 역대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으로도 남은 자부심을 그대로 품을 수 있게 됐다.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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