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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우승]시즌과 PS는 180도 달랐다. 두 얼굴의 이강철이 만든 퍼펙트 우승. KBO 전설이 되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1-18 19:14

수정 2021-11-19 06:31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4연승 우승. 완전 무결한 승리다. 역대 39번의 KBO리그 한국시리즈에서 9번째 나온 기록이다.



KT 위즈가 2021년 최고의 팀이 됐다.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서 두산 베어스를 ??대?으로 꺾고 4연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두산이 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역대 첫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KT라는 단단한 벽에 막히고 말았다.

정규리그 1위를 달리다가 막판 삼성 라이온즈에 1위 자리를 내주며 억울한 2위가 될 뻔했지만 1위 결정전서 기적같은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KT는 그만큼 더 성장해 있었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경기에서 오히려 자신의 실력을 100% 발휘하며 타격, 투수력, 수비, 주루 등 모든 면에서 두산을 압도했다.

2015년 1군에 올라온지 7년만에 거둔 우승의 감격. '강철 매직' 이강철 감독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KT는 이 감독이 온 이후 특별한 선수 보강을 하지 않았다. 필요한 자원을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을 뿐, 2018년 황재균 영입 이후 외부FA를 데려오지 않았다. 감독으로선 전력 보강없이 팀을 위로 끌어올리는게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이 감독은 KT 최초 기록을 계속 만들어냈다. 부임 첫 해인 2019년 처음으로 5할 승률(71승2무71패)에 올려놓았다. 2018년 9위였던 팀을 6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지난해엔 2위로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3년 계약을 했지만 2년만에 다시 3년 재계약을 했다. 그리고 2021년 정규시즌 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빠져 전력이 크게 다운됐음에도 선수들과 하나돼 정규리그 우승을 만들어냈다.

선수들의 장단점을 파악해 그들이 잘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선수들이 자신감을 자기고 경기를 할 수 있게 했다. 선수층이 그리 두텁지 않기 때문에 주전 선수들을 무리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144경기를 끌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선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섰다. 오로지 팀 승리만을 위한 철저한 계산 속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총 30명. KT는 투수 13명, 포수 3명, 야수 14명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3차전까지 뛴 선수는 총 18명 뿐이었다. 투수는 윌리엄 쿠에바스, 소형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등 선발 3명에 고영표 조현우 김재윤 등 불펜 3명만 나왔다. 타자들도 주전 9명에 김민혁 송민섭 신본기 등 대주자, 대수비 요원 3명만 뛰었다. 3경기 내내 12명의 선수들은 벤치에서 동료들의 플레이에 응원만 했다.

이렇게 큰 한국시리즈에서 뛰어 보는 것도 선수들의 경험 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여유를 두지 않았다. 기존 필승조가 있음에도 이 감독은 가장 믿을 수 있는 고영표를 셋업맨으로 기용했고, 왼손 전문으로 조현우를 고려했다. 물론 이들이 좋은 피칭을 못한다면 다른 투수들이 나가야 하지만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해줬기에 투수들이 별로 필요가 없었다. 이 감독은 "선수 때도 큰 경기서는 (투수가) 7명으로 끝나기도 했다"면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예전 해태 시절에도 김응용 감독님이 잘던진 투수들만 던지게 하셨다"라고 했다. 이어 "자주 나가면 긴장감이 사라진다. 그런 상황에서 새 선수를 넣기가 힘들다"는 이 감독은 "끝나고 보면 미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본인도 다 인지하고 있더라"면서 승리를 위한 선택임을 밝혔다.

정규시즌에서의 운영과 포스트시즌에서의 운영을 완전히 달리한 두 얼굴의 감독. 1996년 해태시절 한국시리즈 MVP 출신 최초로 한국시리즈까지 우승시킨 감독이 됐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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