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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초점]'명장'을 옆에서 지켜보고, 마주보고 싸웠던 이강철. 더 독한 야구로 두산에 틈을 주지 않는다

권인하 기자

입력 2021-11-16 10:26

수정 2021-11-16 10:27

'명장'을 옆에서 지켜보고, 마주보고 싸웠던 이강철. 더 독한 야구로 두…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한국시리즈 2차전 KT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 소형준을 다독이고 있다. 소형준은 이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1.11.15/

[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감독에 오르자마자 우승을 하더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룬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가진 전력으로 최상의 결과를 뽑아내는 과감한 전략으로 외국인 투수 없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승리했다. 이젠 그에게 '명장'이라는 타이틀을 줘도 어색하지 않다.



'명장'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있다. 체력이다. 계속 싸우면서 올라온 선수들이 계속 펄펄 날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다. 2주간 쉬고 나오는 1위 팀과 7경기를 치른 올라온 팀의 체력은 큰 차이를 보인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정규리그 우승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한 경우가 17번이나 된다. 우승 확률 85%.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업셋을 한 3번의 경우는 여러 사정이 있지만 플레이오프 승리팀이 1위 팀의 빈틈을 잘 파고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빈틈을 주지 않으려 한다. 여유를 부리지 않는다. 두산에서 수석코치로 김태형 감독, 선수들과 함께 했었다. 지난해엔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직접 상대했다. 두산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거기서 배운 것은 틈을 주면 안된다는 것. 단기전에선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하게 이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감독은 15일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때 6-0으로 앞선 7회초 선발 소형준을 내리고 고영표를 올렸다. 6점차임에도 가장 믿는 에이스인 고영표를 올린 것이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고영표를 중요한 상황에서 올릴 것이다"라고 했었다. 6점차라면 여유가 있을 거라고 보였지만 이 감독은 고영표를 주저없이 올렸다.

경기후 고영표를 투입시킨 것에 대해 묻자 이 감독은 "이런 시리즈는 6,7점도 금방이라고 생각한다.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공격 횟수를 줄여줘야 한다고 생각해 영표를 올렸다"라고 했다. "(고)영표에겐 조금 편한 상황이겠지만 우리는 안심하지 못하는 점수였다. 3이닝이 남았기 때문에 막을 때 확실히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10월 30일 SSG 랜더스와의 시즌 최종전서도 고영표를 중간에 투입시키는 결단을 내린 적 있었다. 꼭 이겨야 삼성과의 타이브레이크를 할 수 있었던 상황. 당시 선발 소형준이 5이닝 2실점을 하고 초반에 타선이 터져 8-2로 6점차로 앞서고 있었는데 6회말 고영표를 올렸다. 고영표는 이틀 전인 NC 다이노스전서 선발등판해 109개의 공을 던졌다. 하루 쉬고 중간 계투로 올라왔다. 그리고 8회까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8-3의 리드에서 이 감독은 9회 마무리 김재윤을 올렸다. 여유란 없었다. 승리를 위해 최고의 카드만 썼다.

김태형 감독도 이길 때는 이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만을 내면서 단기전의 제왕이 됐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키움 홍원기 감독, LG 류지현 감독, 삼성 허삼영 감독은 단기전에 처음 나섰고, 경기 운영에서 조금은 허술한 모습을 노출했었다.

이 감독은 달랐다. 한국시리즈 MVP까지 됐던 레전드 선수 출신이다. 큰 경기 경험이 많다. 여기에 지도자로서 큰 경기 경험이 더해졌다. 김태형 감독을 앞에 두고 독한 야구를 펼치면서 우승에 가까워지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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