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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플레이어]'영웅→역적' 김민성의 일일천하. 끝까지 웃지 못했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07 14:48

수정 2021-11-0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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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역적' 김민성의 일일천하. 끝까지 웃지 못했다
아쉬워하는 김민성.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07/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져도 너무 비참하게 졌다. 외인 원투펀치를 모두 잃은 상대. 객관적 전력의 우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도 '한지붕 라이벌'의 벽은 높았다. 양석환의 엠블럼 세리머니에 대한 '응징'도 실패했다.



LG 트윈스는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에서 패해 탈락했다. 정규시즌 우승까지 넘보던 시즌의 허무한 결말. 실책으로 자멸했기에 더욱 허탈한 패배였다.

올시즌 김민성의 타격 성적은 타율 2할2푼2리 OPS(출루율+장타율) 0.663에 그쳤다. 좁은 수비범위, 기민하지 못한 몸놀림. 수비 또한 2021시즌 내내 비판받았다.

하지만 류지현 감독은 문보경이나 이영빈의 주전 3루수 기용에 대해 연신 고개를 저었다. 어린 선수에게 무리한 부담을 지우기보단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오지환이 빠지면서 베테랑 김민성의 역할은 더 커졌다. 타격에서는 중심 타선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배치됐고, 수비에선 어린 구본혁을 대신해 내야 사령관 역할까지 맡아야했다.

부담감에 짓눌린 걸까. 준PO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반면 2차전의 반전은 가을밤의 꿈만 같았다. 4타수 4안타 3타점에 사구까지 5번의 출루를 기록하며 반격의 선봉에 섰다. 다만 이날 경기에서도 불안함은 있었다. 6회말 박건우의 3루 땅볼 때 실책을 범하며 1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타석에서의 맹활약에 묻혔을 뿐이다.

김민성은 2차전이 끝난 뒤 히어로 인터뷰에서도 웃지 않았다. "포스트시즌엔 오버하면 안된다. 잘하든 못하든 평정심을 유지해야한다"고 되뇌이던 김민성. 하지만 김민성은 마지막까지 웃지 못했다. 불안요소가 터지고 말았다. 1안타 포함 3번의 출루를 기록했지만, 타격에서의 활약이 잊혀질 만큼 수비에서의 구멍이 컸다.

1회 1-1 공방을 벌였던 LG는 3회 두산 페르난데스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1-3으로 뒤졌다. LG는 올시즌 팀 타율-OPS 8위의 '물방망이' 팀이다. 류지현 감독은 이틀 쉰 수아레즈를 투입하며 벼랑끝 총력전을 펼쳤다.

하지만 끝내 김민성은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4회 선두 타자 허경민의 3루 강습 안타를 막지 못했다. 허경민은 도루 실패로 아웃됐지만, 흔들린 수아레즈는 박세혁 박계범 정수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하고 말았다.

이어진 5회의 실책은 더욱 치명적이었다. 1-5로 점수가 벌어진 상황. 1사 만루 찬스에서 두산 박계범의 타구는 김민성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김민성은 이를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고,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두산의 공격이 이어졌다. 사실상 LG의 패배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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