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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임을 못 얻었나"…친정 울린 쐐기타, 유니폼 흔들며 푼 '1년의 한' [준PO 핫포커스]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05 02:03

수정 2021-11-0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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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신임을 못 얻었나"…친정 울린 쐐기타, 유니폼 흔들며 푼 '1년…
2021 프로야구 LG트윈스와 두산베어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양석환이 9회초 2사 2루에서 허경민 적시타때 득점을 올리고 유니폼을 가리키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1. 04/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점쟁이도 생각 못했을걸요?"



내야수 양석환(30·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을 앞두고 2대2 트레이드로 LG 트윈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투수 함덕주 채지선이 LG로 갔고, 양석환과 함께 투수 남 호가 두산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8년 22홈런을 날리면서 거포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양석환은 올 시즌 완벽하게 잠재력을 터트렸다.

두산 팀 내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홈런을 날리면서 오재일(삼성) 이적 후 생긴 1루의 공백을 완벽하게 채웠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면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양석환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LG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양석환은 "2016년 포스트시즌에서는 빗맞기는 했지만 끝내기를 쳤던 기억이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이 정도로 신임을 못 얻었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의 포스트시즌 '벤치행'은 양석환을 독하게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까지 이어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가을의 아쉬움으로 KBO리그를 대표하는 1루수로 성장한 양석환은 친정팀과의 가을야구 맞대결을 기다렸다.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1승 1패로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양석환은 타율 3할3푼3리(9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준플레이오프 상대는 정규시즌 3위였던 LG.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두산은 2승을 내리 거두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LG 선수였던 양석환은 1년 만에 유니폼을 바꿔입고 같은 무대를 기다리게 됐다.

양석환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사람 일 진짜 모르는 것 같다. 작년 준플레이오프까지만 해도 내가 두산 유니폼 입고 가을야구를 할 거란 건 점쟁이도 생각 못했을 것 같다.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친정팀과의 가을야구 맞대결.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컸을까. 양석환은 첫 타석에서 땅볼을 기록한 뒤 이후 세 타석에서도 모두 침묵했다.

양석환은 마지막 타석에서 마침내 한 방을 때려냈다. 4대1로 앞선 9회초 2사에서 백승현의 2구 째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타구는 좌중간을 갈랐고, 양석환은 2루에 여유롭게 안착했다.

2루에 도착한 양석환은 두산 더그아웃을 향해 유니폼을 잡고 흔들었다. 이후 허경민의 적시타가 이어졌고, 양석환은 다시 한 번 유니폼에 있는 두산 로고를 가리켰다.

1년 전 벤치를 지켰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털어내고 '이제는 두산맨'으로 확실히 정착했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9회 나온 추가점에 LG는 추격 의지는 꺾였다. 두산은 9회말 마무리투수 김강률이 삼자범퇴로 이닝을 정리하며 승리를 지켜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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