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떠먹기만 하면 되는데…진수성찬을 걷어찬 LG [준PO1]

이종서 기자

입력 2021-11-04 22:06

수정 2021-11-05 04:00

more
떠먹기만 하면 되는데…진수성찬을 걷어찬 LG
4일 서울 잠실구장, 두산과 LG의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 5회초 2사 3루 수아레즈가 정우영과 교체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11.4/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살리고 싶은 기록은 사라졌고, 버리고 싶은 기록은 오히려 생생하게 사라졌다.



LG 트윈스가 1년 전 악몽을 떠올렸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패로 가을야구 퇴장을 맛본 가운데 올해 역시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에이스를 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한 침묵했던 타격은 여전히 힘을 쓰지 못했다.

◇ 승률 1위

LG 트윈스는 1차전 선발 투수로 앤드류 수아레즈를 내세웠다. 올 시즌 수아레즈는 23경기에서 10승 2패로 승률 1위에 올랐다.

올 시즌 능형근과 이두 통증 등으로 100% 경기에 나오지는 못했지만, 승리 보장 수표로 활약하며 LG의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두산을 상대로는 3경기 나와 16이닝을 던져 1승 1패 평균자책점 3.38의 성적을 거뒀다. 최근 두산전 등판은 6월 11일로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수아레즈는 151㎞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섞으며 두산을 상대했다. 그러나 승률 1위의 승리 요정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1회부터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나와 투구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3회에는 수비도 아쉬웠지만 수아레즈도 폭투를 하면서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뽐내지 못했다.

결국 수아레즈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반면 외국인투수가 모두 빠진 두산은 토종 에이스 최원준이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승리 투수가 됐다.



◇ 비디오판독

3회초 득점으로 1-0으로 앞선 두산은 5회초 선두타자 박세혁이 안타를 치고 나갔다. 정수빈이 1볼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포수 유강남이 1루에 공을 던졌지만 정수빈의 몸에 맞았다. 정수빈은 1루에서 세이프.

LG 벤치는 정수빈이 스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뛰었다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판독 결과 정수빈이 스리피트 라인 안쪽의 선을 밟아 아웃으로 정정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왔다. KBO 규정 28조 비디오판독에 따르면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면 선수단 및 양 구단의 관계자는 더이상 심판팀장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 조항을 위반할 경우 심판은 선수단 및 관계자에게 퇴장을 명한다'고 명시돼있다.

항의는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코치의 만류에도 잠시 할 말이 있다고 제스처를 취했고, 심판진과 이야기를 나눈 뒤 들어갔다.

심판진은 김 감독을 퇴장없이 그대로 돌려보냈다.

LG 류지현 감독이 뛰쳐 나왔다. 비디오 판독에 대한 이야기 나왔으니 퇴장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판진은 '판독 결과에 대한 것이 아닌 판독 가능 여부에 대한 단순 확인 차원'이라며 '과거에도 질의에는 답변을 해줬다'는 입장을 보였다.

류 감독의 항의는 5분여 정도 진행됐고, 비디오판독까지 합쳐 총 9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

결국 류 감독이 분을 삭히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뒤 심판진은 "타자 주자는 안쪽으로 뛰어서 주루 스리피트 라인 아웃으로 인정이 됐다. 1루 주자는 1루 복귀했다"라며 "김태형 감독은 스리피트 라인에 판독이 있는지 물은 것이다. 다른 것에 대한 것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흐름은 두산으로 흘러갔다. 두산은 박세혁이 2루를 훔쳤고, 페르난데스의 땅볼에 이어 박건우의 적시타로 2-0으로 달아났다





◇ 득점권 타율

올 시즌 LG 트윈스는 정규 시즌 내내 타격으로 아픈 머리를 잡고 있었다. 팀 타율이 2할5푼으로 전체 8위에 머문 가운데 득점권 타율은 2할5푼2리로 전체 9위였다. 반면 두산은 2할8푼4리로 전체 2위. 특히 LG는 시즌 막판 두산을 상대로 치른 3경기에서 팀 타율이 1할6푼1리로 저조한 상태에서 잔루가 28개 될 정도로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LG는 득점권 약세가 이어졌다. LG는 4회까지 매이닝 출루에 성공했지만, 해결사가 나타지 않았다.

결국 3회초 두산이 '가을 사나이' 정수빈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5회 박건우가 추가점을 올리는 안타를 때려냈다.

7회말 LG는 선두타자 유강남의 안타로 찬스를 잡았다. 아웃카운트 두 개가 진루없이 올라갔지만, 이형종과 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한 점을 따라갔다. 채은성의 볼넷 이후 류지현 감독이 경기 전 '키플레이어'로 꼽은 김민성의 타석이 돌아왔다. 그러나 김민성은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고, LG의 추격 분위기에는 찬물이 끼얹어졌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