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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참을 수도 없고…' 육성응원, 막는 것만이 능사일까[잠실 줌인]

박상경 기자

입력 2021-11-02 00:21

수정 2021-11-02 04:30

'무작정 참을 수도 없고…' 육성응원, 막는 것만이 능사일까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가 열렸다. 단계적 거리두기 완화 1단계 시행 첫날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의 야구를 즐기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11.01/

[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을야구 첫날인 1일 잠실구장.



이날 경기 후반부엔 육성응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 시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육성 응원의 부활이었다.

키움이 2-0으로 리드하는 상황까진 함성과 탄식이 터져 나올 뿐, 직접적으로 응원가나 구호를 외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7회말 두산이 동점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장내 분위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양팀 응원석에선 코로나 시대 이전처럼 육성 응원가, 구호가 들리기 시작했다. 전광판과 장내 방송으로 '육성 응원 자제' 안내 메시지가 이어졌지만, 분위기는 잠시 수그러들었다가 다시 고조되기 일쑤였다.

'위드코로나 가을야구'의 전제조건은 명확했다.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좌석 내 취식을 허용했다. 마스크 착용과 육성 응원 자제라는 조건이 붙었다.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거리두기와 손씻기, 마스크 착용 같은 기본적인 방역 수칙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준수하는 '필수 생활 양식'이 된지 오래. 실제 경기장을 찾은 팬 대부분이 이를 대부분 준수했다.

그러나 위드코로나와 함께 입장 정원 확대 발표가 나온 뒤 좌석 내 취식을 허용하면서 마스크를 낀 상황에서 육성 응원까지 자제하는 게 과연 맞는지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비말이 전파될 수 있는 육성 응원은 자제해야 하는 게 맞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고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을 준수하는 가운데 '취식 가능-육성 응원 불가'라는 등식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었다. 찰나의 순간 벌어지는 환희가 직관의 핵심인데 이를 강제로 막을 순 없다는 시선도 있다.

선수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1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팬들의 육성 응원 속에 결승타를 만들어냈던 이정후는 "(육성 응원을) 하면 안된다고 알고 있는데 분위기가 어쩔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웃은 뒤 "개인적으론 응원을 해주셔서 더 힘이 났다. 2년 만에 육성 구호, 응원가가 나왔다. 내 이름을 불러주시니 어떤 플레이를 할 때마다 좋은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 같다. 팀에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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