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토종 에이스 김민우(26)의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89. 16경기 88이닝을 던져 9승5패를 수확하면서 생애 첫 태극마크의 영예를 안았다. 그런데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와 던진 3경기에선 11⅓이닝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은 7.15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후반기 3경기서 김민우의 이닝당 투구수는 21.4개로 전반기(17.4개)보다 높아졌다.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앞세워 빠르게 타자와 승부를 가져가던 전반기와 달리 제구가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1.14였던 땅볼-뜬공 비율도 후반기엔 0.83으로 바뀌었다. 빠른 승부와 땅볼-삼진 유도로 대변되는 전반기의 감각을 잃은 느낌이다.
김민우는 29일 대전 NC전에서 4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6회말 하주석의 역전 스리런포로 승부가 뒤집히면서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앞선 두 경기서 4이닝을 넘기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던 모습과는 달랐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제구 불안도 완벽하기 떨치진 못했으나 쉽게 무너지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과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하는 전반기 당시의 투구 모습도 서서히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18일 삼성전 뒤 긴 휴식을 거친 게 약이 됐다. 휴식에 이은 NC전에서의 반등 가능성은 김민우가 전반기의 감각을 찾는데 적잖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