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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이닝 투수 올해는 없다...데스파이네도 약속 못지키나?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8-17 10:55

200이닝 투수 올해는 없다...데스파이네도 약속 못지키나?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올시즌 목표인 200이닝을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두산 베어스의 잠실 연습경기에 등판한 데스파이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일본 프로야구에서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퇴출된 다니엘 리오스는 한때 KBO리그에서 역대 최고의 외인 투수로 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2004~2007년까지 4시즌 연속 200이닝 이상을 투구하며 '이닝 이터'로 각광받았다. 2007년 두산 베어스에서는 33경기에서 무려 6번의 완투를 하며 234⅔이닝을 던져 22승5패, 평균자책점 2.07로 MVP에 오르기도 했다.



약물 복용이 사실로 드러난 이상 이전 기록을 인정하기는 어렵겠지만, KBO리그 시절 이닝을 최대한 끌고 가려는 리오스의 자세는 각 팀 사령탑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리오스가 2007년 던진 234⅔이닝은 1989년 롯데 자이언츠 윤학길의 250이닝 이후 한 시즌 최다 투구 기록으로 아직까지 남아 있다.

2015년 10개팀 체제가 출범해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어나면서 투수들은 던질 기회가 더 많아졌다. 그러나 200이닝 투수는 한 시즌에 한 두명 나오는 꼴이고, 2018~2019년엔 아예 없었다. 요즘은 6이닝 정도만 던지면 '할 일은 다했다'고 인식한다. 투구수 100개 이상도 웬만하면 자제한다. 건강 때문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동의하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207⅔이닝을 던진 KT 위즈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정말 특별한 케이스로 인정받았다. 특히 데스파이네는 4일 쉬고 등판하는 5일 로테이션을 선호해 투구이닝 부문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올시즌에도 200이닝 이상을 던지겠다고 했다. 지난 5월 2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에서는 "20승과 220이닝 이상 할 수 있는 투수가 돼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를 시작한 데스파이네는 목표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닝 소화 능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올시즌 7이닝 이상 던진 경기가 두 번 뿐이다. 모두 4월에 있었던 일이다. 5월 이후에는 6이닝이 최다 투구 기록이고, 4경기에서는 5이닝을 채우지도 못했다.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⅓이닝 동안 7안타를 얻어맞고 6실점해 조기 강판했다. KBO리그 입성 후 자신의 선발 한 경기 최소 이닝 기록이다.

데스파이네는 지난해 전체 투수중 가장 많은 34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완투는 없었지만, 7이닝 이상 9번이나 던졌다.

그러나 올해는 스태미나가 크게 떨어진 모습이다. 여전히 팀의 에이스 위치를 점하고는 있지만, 이닝 신뢰도가 썩 높지 않다. 올해 19경기에서 106이닝을 던진 데스파이네는 앞으로 최대 13번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 6이닝을 던진다고 해도 78이닝 밖에 추가하지 못한다. 200이닝을 채우기 위해선 등판 기회를 한 두 번 더 늘리거나 7이닝 이상, 혹은 9이닝 완투가 몇 차례 필요하다.

이날 현재 투구이닝 1위는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다. 그는 19경기에서 114이닝을 던졌다. 요키시도 200이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시즌에는 200이닝 투수를 보기 힘들게 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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