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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히어로]'생애 첫 그랜드슬램' 지시완 "가장 짜릿한 홈런? 따로 있죠"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8-11 22:44

수정 2021-08-11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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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그랜드슬램' 지시완 "가장 짜릿한 홈런? 따로 있죠"
롯데 지시완.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지시완(롯데 자이언츠)이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팀의 후반기 2연승을 이끌었다.



지시완은 1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 전 2회말 송명기를 상대로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2014년 프로 데뷔 이래 첫 그랜드슬램이다.

이날 롯데가 NC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5대4로 승리하면서 결승타의 주인공까지 차지했다. 8월 대반격을 꿈꾸는 롯데의 후반기 2연승을 이끈 한방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포수로서도 선발 프랑코에 이어 줄줄이 등판한 6명의 불펜을 잘 이끌며 1점차 살얼음 같은 승리를 지켜냈다.

생애 첫 만루포는 포수다운 정확한 노림수 덕분이었다. 경기 후 만난 지시완은 "유인구가 올거라 생각하고 타이밍을 늦추고 기다렸다. 마침 공이 그리로 와서 쳤다. 치고 나서 공이 날아가는 걸 보고 '아 홈런이다' 싶었다"며 밝게 웃었다. 지시완은 송명기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6구째 몸쪽 높은 133㎞ 슬라이더를 통타, 그대로 왼쪽 담장 너머 광고판을 직격하는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시완은 자신의 학창시절을 회상하며 "그땐 힘을 쓰는 법을 몰랐다. 2017년 한화 이글스 시절 김응국 코치님하고 연습하면서 '이게 넘어간다고?'하면서 장타 치는 느낌을 알게 됐다. 그래도 만루홈런은 약간 느낌이 다르더라"며 미소지었다.

하지만 이날 홈런이 지시완 생애 최고의 홈런은 아니다. 지시완은 "역시 2018년에 친 끝내기 홈런이 최고"라며 멋적게 웃었다. 당시 한화 선수였던 지시완은 롯데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9회말 2사 1,2루에 등장, 비거리 141.8m의 초대형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렸다. 이해 손승락의 유일한 피홈런이자 롯데의 유일한 끝내기 패배였다.

"홈런 치면 느낌이 좋은데, 진짜 짜릿했던 건 역시 그 홈런이다. 만루홈런이라 더 좋긴 했는데, 그때만큼의 감정은 안 오더라. 2회 아니고 8회, 9회 역전 홈런이었으면 느낌이 좀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이날 지시완은 접전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난 입스도 겪어봤다. 원래 입스의 이유가 심리적 위축이다. 텐션을 가라앉히고 의식적으로 머리를 차갑게 한다. 오늘 경기 진다고 끝은 아니니까, 상황에 맞게 하고 뒷일은 하루에 맡기자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지시완은 올해 프랑코의 전담포수로도 활약중이다. 이에 대해 "프랑코 공이 워낙 좋아서 그렇다. 본인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그립에 연구를 많이 하한 결과 잘 던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5회 양의지와 프랑코의 대결 상황에 대해 묻자 "헛스윙으로 잡던지 강한 타구 없이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의지 형이 계속 커트를 잘 하더라"면서 "프랑코가 정말 잘 던졌는데, 의지 형이 잘 쳤고, 코스가 좋았다"고 아쉬워했다. 안중열과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는 "내가 힘들면 중열이가 해줄수도 있고, 서로 소통하고 상생해야 팀이 더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후반기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전)준우 형이 어린 선수들 잘 다독여주시고, 선배님들이 파이팅해주시니 잘 따라갈 수 있다. 나도 후배들을 이끌어줘야하는데, 솔직히 내 일하느라 바빠서 누굴 챙겨주기가 힘들다. 내 할 것부터 잘하려고 한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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