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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초점]'독수리군단 자존심' 김민우, 銅도전 특명…인연의 요코하마서 해피엔딩?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8-07 01:20

수정 2021-08-07 08:00

'독수리군단 자존심' 김민우, 銅도전 특명…인연의 요코하마서 해피엔딩?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의 경기가 2일 요코하마 베이스볼 경기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선발투수 김민우가 이스라엘 타선을 상대하고 있다. 요코하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08.02/

[도쿄(일본)=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김경문호가 도쿄올림픽 최후의 승부에서 택한 선발 카드는 김민우(26·한화 이글스)다.



김민우는 31일 미국전에서 공 13개로 5개의 아웃카운트를 뽑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일 이스라엘전에서 4⅓이닝 1실점으로 대표팀의 11대1, 7회 콜드승 발판을 만들었다. 일본-미국에 연패하는 과정에서 마운드를 상당 부분 소모한 김경문호에 남은 선발 자원은 그가 유일하다.

김민우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할 때만 해도 기회가 주어질지엔 물음표가 붙었다. KBO리그 내로라 하는 국내 투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전반기 9승을 올린 김민우 역시 태극마크를 짊어질 자격은 충분했다. 그러나 최하위 한화에서 유일하게 선발된 투수,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그였기에 박한 평가가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민우는 주어진 두 번의 기회에서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독수리군단 에이스의 품격을 증명했다.

동메달이 걸린 이번 승부, 김민우의 어깨가 제법 무겁다. 연패 뒤 비난과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분위기 속에서 대표팀 분위기는 바닥을 치고 있다. 1일 한국전에서 5⅓이닝 7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도미니카 백전노장 라울 발데스(44)와의 재대결에서 또다시 타선이 고전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민우가 도미니카 타선을 얼마나 막아주느냐에 따라 승부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이번 대회 세 번째, 마지막으로 서는 요코하마구장 마운드에서 김민우의 다짐은 한층 두터워질 듯 하다. 5년 전 어깨 관절와순 손상 부상 후 치료 차 찾은 요코하마에서 그는 '선수 생활 지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접했다. 호텔 옆 요코하마구장을 찾아 하릴없이 그라운드를 바라보며 야구 인생 지속을 갈망했다. 그 바람은 재활과 복귀에 이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요코하마에 돌아오는 것으로 완벽하게 이뤄졌다. 이젠 새로운 야구인생의 출발점이었던 요코하마에서 또 다른 시작을 알릴 때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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