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제2의 박병호? 포텐이 꿈틀…'트레이드 불가 오른손 거포가 꾸는 꿈[SC핫플레이어]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8-05 00:32

수정 2021-08-05 05:56

more
'제2의 박병호? 포텐이 꿈틀…'트레이드 불가 오른손 거포가 꾸는 꿈
4일 삼성과의 퓨처스 서머리그 경기를 앞두고 인터뷰 하는 이재원.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인생을 바꿀 기회는 아무 때나 오는 게 아니다.



주어진 기회를 꽉 움켜쥘 수 있느냐의 여부. 빅 스타 탄생의 분수령이다.

'2군 홈런왕' 이재원이 꼬리표를 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예기치 못한 채은성 부상 여파다. 1군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필할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다.

LG 류지현 감독은 3일 "교통정리가 어려울 뻔 했는데 (채은성 부상으로) 자연스레 기회가 주어졌다. 본인이 1군 무대에서 보여줘야 할 시기가 왔다"며 후반기 시작과 함께 기회를 부여할 의중을 비쳤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제대로 터지면 향후 10년 간 LG 4번 자리를 꿰찰 대형 거포. 평범한 타자들과 신체조건 자체가 다르다. 1m92,100kg의 거구에 유연함.배트에 공이 살짝 묻어도 담장을 훌쩍 넘을 만큼 파워 하나는 일품이다.

LG 야구의 아쉬운 거포 유출의 흑역사로 남은 키움 박병호를 연상케 한다.

이미 오른손 거포 유출의 학습경험이 있는 LG. 당연히 트레이드 불가 대상이다. 마감 시한 전 여러가지 퍼즐맞추기 속에서도 이재원 만큼은 예외였다.

류지현 감독도 거포의 빅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제2의 박병호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포텐이 터지면 무궁무진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며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숙제가 있다. 류 감독은 "정확도가 떨어지는 데 이를 이겨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2군 투수들 구속이나 변화구 구사능력에 비해 1군 투수들은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타석에서 이겨낼 수 있느냐가 생존의 열쇠다. 일단 기회는 자연스럽게 와 있는 상황"이라며 제 하기 나름임을 강조했다.

이재원은 이미 벤치 눈도장 찍기에 들어갔다.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퓨처스 서머리그 3연전. 첫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이재원은 4일에는 3-0으로 앞선 4회 쐐기 3점포를 터뜨리며 대승을 이끌었다. 큰것 한방의 힘을, 그리고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어필한 경기. 스스로도 "경기를 거듭해갈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다.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의욕 충만이다.

실제 이재원은 빠르게 약점을 메우며 진화하고 있다. 떨어지는 유인구에 취약했던 흑역사를 빠르게 지워가고 있다. 3일 삼성전에서 그는 숱한 변화구 승부에 정확한 타이밍을 가져갔다. 이를 지켜본 삼성 포수 김민수가 다음날인 4일 빠른 공 승부를 걸다 덜컥 홈런을 맞고 말았다.

이재원은 "타이밍으로 맞히려고 스윙을 짧게 내다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변화구 정타 확률이 높아진 이유를 설명했다.

류지현 감독도 "올 시즌 초 퓨처스리그에서 와일드하고 큰 타격폼을 간결하게 줄이는 등 약점을 보완해 올라왔다"며 "컴팩트 하게 수정한 뒤 홈런이 늘어나는 등 확실히 결과가 좋아졌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실제 이재원은 올시즌 퓨처스리그 56경기 중 최근 17경기에서 절반인 8홈런을 뽑아냈다. 타격 폼 수정이 장타생산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는 셈.

실제 2군 홈런왕을 차지한 지난해 13홈런을 훌쩍 넘는 16홈런을 이미 기록중이다. 퓨처스리그 홈런 2위 그룹의 8홈런을 두배 차로 앞서가고 있다.

서울고 시절 절친한 동기생 친구 강백호와 각각 3,4번을 나눠 맡았던 슬러거. 당시에도 파워 하나만큼은 팔방미인 강백호를 능가했다.

이재원은 도쿄 올림픽에 참가중인 친구 강백호와 최근 영상통화를 했다. 대표팀 첫 경기를 마친 직후였다.

"훗날 너랑 나랑 대표팀에서 같이 뛰면 좋겠다는 말을 했어요. 서울고 시절 처럼요."

현재로선 멀어보이는 꿈 같은 희망.

신기루라 생각했던 꿈이 때론 눈 앞의 현실인 경우가 있다. 야구 인생의 분수령. 1군 기회가 온 바로 지금 이 순간이다. 꽉 붙들면 어떤 꿈 같은 일이 펼쳐질지 아무도 모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