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 고영표가 한-일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고영표는 4일 오후 7시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도쿄올림픽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달 31일 미국과의 예선 B조 2차전에서 4⅔이닝 4안타(2홈런) 6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던 고영표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 중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일본을 상대로 두 번째 도전에 나선다.
미국전에서 고영표는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펼쳤으나, 4회와 5회 각각 홈런 두 방을 내주면서 고개를 숙였다. 김경문 감독은 "두 개의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된 게 아쉬울 뿐, 고영표는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고영표가 몇 이닝을 버티느냐에 따라 김 감독의 마운드 운영도 달라질 전망. 대표팀은 3일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에 성공했으나, 부담감이 큰 승부를 잇달아 치르면서 누적된 심신의 피로는 상당하다. 총력전이 불가피한 일본과의 승부에서 스트레스는 정점에 달할 수밖에 없다. 고영표가 초반을 잘 막고 불펜이 이어 던지는 그림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 고영표가 초반에 무너진 뒤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투수들이 대기하고 있기는 하나, 승패와 관계없이 한 경기 이상을 더 치러야 하는 일정을 돌아보면 전체적인 부담이 커지는 게 반가운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