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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을 기다렸다, 류현진이 CLE전을 이겨야 하는 세 가지 이유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8-03 09:38

수정 2021-08-0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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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개월을 기다렸다, 류현진이 CLE전을 이겨야 하는 세 가지 이유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지난달 30일(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를 상대로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2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이 4일(이하 한국시각) 등판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는 경기다.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사력을 다하고 있고, 그 선봉에 류현진이 이끄는 선발 로테이션을 내세우기로 했다. 지난달 31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에이스급 선발 호세 베리오스를 영입한 배경이다.

류현진-로비 레이-베리오스-알렉 마노아로 이어지는 1~4선발은 웬만한 팀 로테이션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다. 류현진은 누가 뭐래도 토론토 1선발이다. 이날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에이스의 면모를 새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류현진 개인과 팀에 걸린 몇 가지 이유 때문이다.

▶에이스 논쟁

토론토는 지난 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새 식구가 된 베리오스의 역투를 앞세워 5대1로 승리했다. 베리오스는 6이닝을 5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이적하자마자 자신의 가치를 드러낸 것이다.

베리오스를 데려올 때 토론토 구단 주변에선 "1선발 류현진에 불안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로스 앳킨스 단장은 베리오스의 역할에 대해 "다른 선발들을 보호해 줄 뿐만 아니라 류현진과 로비 레이가 스토퍼 역할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지만, 베리오스 합류 전 토론토 선발진은 누가 봐도 포스트시즌을 다투는 팀들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또 베리오스는 이날까지 21경기에서 127⅔이닝을 던져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 4위에 올랐다. '이닝 이터'의 이미지가 있다. 류현진은 한 경기 적은 20경기에서 116이닝을 투구했다. 선발 평균 베리오스가 6.08이닝, 류현진이 5.80이닝을 던진 꼴이다. 향후 찰리 몬토요 감독이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 로테이션을 누구를 중심으로 짤 것인가'를 고민할 때 팀내 최고 연봉 투수인 류현진의 위상을 가볍게 보도록 하면 안된다. 토론토 에이스가 누구인가를 매번 확인시킬 필요가 있다. 몬토요 감독은 이미 후반기 1선발로 레이를 낙점해 류현진을 한 차례 외면한 바 있다.

▶토론토 팬들, 18개월을 기다렸다

이날 클리블랜드전은 류현진의 사실상 홈 데뷔전이다. 지난해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과 뉴욕주 버팔로에서 홈게임을 치렀던 토론토는 지난달 31일부터 홈구장인 토론토 로저스센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2월 토론토 스프링캠프에 첫 참가한 류현진이 18개월 만에 비로소 로저스센터 마운드에 오르게 된 것이다. 에이스가 홈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인다는 걸 토론토 구단도 인식하고 있다. 토론토 마크 샤피로 사장은 지난해 류현진 영입 당시 홈팬들을 향해 "에이스를 데려왔다"고 강조했다. 호투해야 하는 이유는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류현진의 활약에 팀 운명이 달려 있다는 점이 현실적인 이유다. 토론토는 최근 4연승을 포함해 후반기 9승7패로 선전하고 있다. 류현진이 분위기를 더욱 돋울 필요가 있다. 토론토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4위로 선두 보스턴 레드삭스에 8경차를 보이고 있다. 지구 우승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와일드카드를 노려야 한다. 와일드카드 2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4경기차로 뒤져 있다.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간격이다.

▶다승 경쟁, 현실이 되다

류현진이 이날 승리를 추가하면 시즌 11승으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1위가 된다. 3일 현재 11승으로 오클랜드 크리스 배싯이 1위고, 류현진을 비롯해 게릿 콜(뉴욕 양키스), 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 랜스 린(시카고 화이트삭스), 애런 시베일(클리블랜드) 등 5명의 투수가 10승을 마크 중이다.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다승왕은 18승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크다. 공동 1위로 올라서면 류현진도 유력한 후보가 된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은 14승이다. LA 다저스 시절인 2013~2014년, 2019년 세 차례 달성했다. 개인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울 수 있다. 욕심을 더 낸다면 박찬호가 갖고 있는 코리안 빅리거 한 시즌 최다승(18승)을 넘볼 수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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