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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정찬헌, "까다로웠던 키움 타자, 이제는 든든한 동료"[고척 인터뷰]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8-02 15:06

수정 2021-08-0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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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정찬헌, "까다로웠던 키움 타자, 이제는 든든한 동료"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2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체 훈련을 가졌다. 정찬헌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8.02/

[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키움 히어로즈에서 새출발을 하게 된 정찬헌(31)이 각오를 밝혔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키움은 내야수 서건창을 보냈고, 투수 정찬헌을 받았다.

선발 투수 보강 차원이었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원정 숙소 무단 이탈 뒤 외부인과 술자리를 가져 36경기 출장 정지를 받았고, 제이크 브리검도 아내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미국으로 떠나 있어 선발에 구멍이 생겼다.

정찬헌은 올 시즌 12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지난달 31일 SSG 랜더스와의 퓨처스 경기에 선발로 나와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정찬헌은 "어떤 선수든 같을 거 같다. 정든 팀을 떠난다는 건 힘들 수 있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불안감도 공존한다. 그런 마음보다는 이 팀에서 나는 원했고, LG라는 팀에서는 서건창을 원했으니 위치를 바꾸게 됐다. 키움의 일원으로 잘 준비해서 남은 시즌 잘 좋은 성적으로 잘 마무리하는게 서로 좋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2008년 입단 뒤 LG에서만 뛰었던 정찬헌은 이제 새롭게 적응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약 일주일 정도 키움의 일원으로 보낸 소감에 대해 "큰 차이는 없는 거 같다. 단지 동료들과 친해져야 한다. 그동안 14년 간 한 팀에 있어서 신인이 들어오고 외부 선수가 오는 것을 받기만 했지 이적은 처음"이라며 "어색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적응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거같다"고 이야기했다.

정찬헌의 트레이드 대상자인 서건창은 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를 함께 했던 친구다. 정찬헌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알고 지냈던 선수였던 만큼 '하필 너냐'라는 말을 우스개소리를 했다"라며 "서로 프로야구판에 있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친구라서 웃을 수 있고, 좋은 기억이자 추억거리지 않을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후반기 선발 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 가운데, 큰 물음표는 몸 상태다. 2019년 허리 수술을 받았던 정찬헌은 올 시즌에도 등판 간격 등을 조절하며 몸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등판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도 "LG에서 했던 루틴을 지켜주면서 몸 상태를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찬헌도 "주 1회 등판은 가능하다. LG에서 연속적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이니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을까 싶다. 내년, 내후년 길게 보고 있다. 안 되는데 억지로 하기보다는 루틴 등을 잘 지키면서 하면 야구를 더 길게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1일 퓨처스 등판에 대해서는 "(이)지영이 형과 호흡을 맞췄다. 사인을 외우기 시작했고, 던지는 구종에 따른 포수가 앉아야 하는 위치, 카운트별 승부 구종 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라며 "올림픽 휴식기 첫 실전이니 구위에 대한 체크 목적이 컸다. 결과는 의미 없었따. 던지고자 하는 구종, 준비했던 구종 등을 상대적으로 잘 맞춰나갔던 거 같다"고 말했다.

키움으로 이적하면서 '상대하지 않아 좋은 타자'로는 "(이)정후, (이)용규 형 등이 있다. 특히 용규 형은 내가 나가면 커트를 많이 했다. 또 (박)동원이도 있고, (김)혜성이는 워낙 발이 빨라 힘들었다"라며 "키움은 젊고, 힘있고, 빠른 타자가 많아 상대팀 투수로서 까다로웠던 팀이었다. 이제는 동료니 걱정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아울러 LG를 상대하게 된 소감에 대해서는 "(김)현수 형도 있고, (홍)창기 같은 친구도 이제 야구에 눈을 떠서 상대하기 어려울 거 같다"라며 "그래도 청백전을 많이 해서 연습경기를 하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거 같다"고 웃었다.

전반기 6승을 거두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노릴 수 있는 상황. 그럼에도 정찬헌은 "수치상으로 보면 10승에 도전할 수 있겠지만, 일단 팀 성적이 중요하다. 건강하면 성적이 따라온다고 본다"라며 "10승은 큰 의미가 없다. 아프지 않고 한 시즌을 마무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는 "LG라는 팀도 우승에 목 말라했던 팀이지만, 키움도 같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지만, 우승을 하지 못했다"라며 "키움에 소속돼 있으니 팀이 가을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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