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김경문 감독이 택한 카드는 19세 신인 투수 이의리(KIA 타이거즈)였다. 이의리는 1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구장에서 열리는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녹아웃 스테이지 첫판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긴 하다. 이스라엘-미국과의 두 차례 승부에서 투수 자원을 소모한 대표팀에서 마운드에 서지 않은 투수는 이의리 뿐이다. 이스라엘전에 등판한 원태인(48개)과 최원준(43개)의 투구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단 이틀을 쉬고 선발 등판하기엔 무리. 소속팀에서 각각 선발로 뛰던 박세웅과 김민우도 미국전에 불펜 등판하면서 도미니카공화국전에 활용할 수 있는 선발 자원은 이의리만 남게 됐다. 차우찬도 선발로 활용할 수 있지만, 국내서 보인 부진을 고려하면 이의리를 택한 김 감독의 선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결과를 떠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 등판이다. 그동안 대표팀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어온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에 이어 중책을 맡는다는 상징성이 크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 미래 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투수의 발견과 경험 축적을 강조했던 김 감독의 말도 곱씹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