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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자체징계 고심, 피해가기 힘든 '최충연 판례'의 구속력[SC포커스]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7-29 16:04

수정 2021-07-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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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어지는 자체징계 고심, 피해가기 힘든 '최충연 판례'의 구속력
키움 한현희(왼쪽) 안우진.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코로나19 확진자를 양산하며 프로야구를 발칵 뒤집어 놓은 호텔 음주사건.



일탈 사건의 중심 선수들이 소속된 키움과 NC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해당 선수에 대해 내려진 KBO 징게와 별개로 내려질 구단 내부 징계 수위 때문이다. 고민스럽지 않을 수 없다.

벌금은 차지하고 출전 정지 수위가 문제다.

NC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이미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키움 한현희 안우진은 36경기 출전 정지를 받았다.

상대적으로 일탈 정도가 약한 한화 주현상 윤대경은 1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 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한화는 부담이 덜했다. 속전속결 자체 징계를 통해 빠른 수습에 나섰다. KBO 징계의 두배인 10경기 출전정지를 추가로 부과했다.

이로써 주현상 윤대경은 후반기 시작 후 총 20경기를 뛸 수 없다. 타격은 있지만 치명적인 수치는 아니다.

반면, 이미 KBO의 중징계를 받은 NC와 키움 선수들의 경우는 간단치 않다.

한화 처럼 KBO 징계 만큼의 출전 정지를 내리면 공백의 장기화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이미 올 시즌 후반기 출전이 불가능해진 NC 선수들. 만약 72+72경기=144경기 징계를 받게 되면 내년 시즌 전반기도 날려야 한다. 키움의 경우 36+36경기=72경기 징계를 받게 되면 올시즌 남은 경기를 뛸 수 없게 된다.

NC의 경우 내년 시즌에는 재도약에 나서야 한다. 하지만 4명의 주축 야수들 없이 전반기를 치를 경우 반등은 쉽지 않다.

키움은 올 시즌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한현희 안우진의 36경기 징계에 아내 간병을 위해 출국한 브리검의 귀국 일정이 오리무중인 힘겨운 상황.

하지만 구단은 적극적으로 수습에 나섰다. 선발 붕괴를 막기 위해 27일 프랜차이즈 스타 서건창을 LG로 보내고 베테랑 선발 요원 정찬헌을 영입했다.

새 외인 타자 윌 크레익도 29일 입국했다. 시즌 끝까지 승부를 걸겠다는 뜻이다. 이는 한현희 안우진이 시즌 막판 28경기에 합류해 힘을 보탤 때 가능한 시나리오다.

두 구단의 고심이 크지만 현실적으로 KBO 징계 수위 만큼의 자체 징계를 안하고 지나가기도 난감한 상황이다.

판례 처럼 굳어진 최충연 사례 때문이다.

지난해 초 0,036%의 혈중알콜농도로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된 삼성 투수 최충연에 대해 KBO 상벌위는 50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소속 구단 삼성은 KBO 상벌위가 끝나기 무섭게 별도의 100경기 출전정지를 구단 자체 징계로 부과했다. KBO 징계의 두배였다. 이로 인해 최충연은 총 1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감수해야 했다.

소량의 음주량과 단순 적발임을 들어 과한 징계라는 일각의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 구단은 갈수록 강화되는 음주 운전에 대한 무관용 원칙과 프로야구 선수의 품위 유지 의무를 고려해 눈물을 머금고 중징계를 내렸다. 이 징계는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구단 자체징계 수위의 기준이 됐다. 사회적 비난을 부르는 일탈 행위에 대해 엄벌 원칙이 판례처럼 굳어졌다.

물론 음주운전 적발과 방역수칙 위반은 전혀 다른 사안이긴 하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미친 부정적 파장을 고려하면 이번 사인이 더 가볍다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이번 사건이 '최충연 판례'의 구속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이유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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