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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4년 만에…' 고비마다 엇갈렸던 '절친' 서건창 정찬헌의 얄궂은 운명[SC포커스]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7-27 19:14

수정 2021-07-28 05:27

'무려 14년 만에…' 고비마다 엇갈렸던 '절친' 서건창 정찬헌의 얄궂은…
엇갈린 운명의 절친 서건창(왼쪽)과 정찬헌.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송정동초-충장중-광주제일고,



서건창과 정찬헌의 출신교다. 초-중-고 동기동창생이었던 두 선수. 얄궂은 운명이었다.

27일,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1대1 빅딜을 단행했다. 2014년 MVP 출신 2루수 서건창과 주전 베테랑 선발 정찬헌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선발이 구멍난 키움과 오랫동안 정상급 2루수를 찾던 LG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

학창시절 내내 같은 학교에서 야구를 함께 한 두 선수.

운명은 강물처럼 끊임 없이 변했다. 이들의 여정도 그랬다.

정찬헌과 서건창은 광주일고 3학년이던 2007년 대통령배 고교야구 결승전에서 '눈물의 에이스' 이형종과 안치홍 빅건우가 버틴 서울고에 9회말 역전승으로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곧이어 2008년 신인드래프트는 절친한 두 선수의 운명을 갈라놓는다.

정찬헌은 2차 1라운드 1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된다. 공-수-주를 두루 갖췄지만 상대적으로 단신(1m76)에 부상 경력이 있던 서건창은 끝내 지명받지 못했다. 고려대 입학을 놓고 고민하던 가정에 경제적으로 보탬이 되기 위해 신고선수로 LG에 입단한다. 절친 정찬헌의 추천도 영향이 있었다.

하지만 서건창과 LG의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1군 딱 1경기 1타석 삼진이 전부. 지명불발의 원인이었던 팔꿈치 부상이 재발해 수술대에 오르며 방출되고 말았다. 학창시절에 이어 프로까지 같은 팀으로 출발한 친구 정찬헌과 처음으로 헤어지게 된 셈.

고향인 광주로 내려와 현역 복무를 마친 서건창은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2011년 가을 NC 선수모집 테스트 응모를 앞두고 광주일고 은사인 김선섭 감독의 추천으로 강진으로 가 넥센의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22명의 응시자 중 유일하게 합격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리그를 호령한 최고 2루수 탄생의 출발이었다.

서건창은 2014년 역대 한시즌 최다 201안타를 기록하며 MVP에 올랐다. 신고선수란 밑바닥에서 출발, 포기 없는 노력 끝에 최정상에 선 불굴의 의지였다. 키움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던 서건창은 무려 14년 만에 친정 LG로 복귀하게 됐다.

LG에 남았던 정찬헌은 강속구 투수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다. 하지만 고비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0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에 이어 2016년 경추 수술, 2019년 허리 수술 등이 이어졌다.

힘든 시간을 보낸 정찬헌은 2020년 팔색조로 성공적 변신을 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7승4패, 3.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안정적 선발로 돌아왔다. 올 시즌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선발 한축을 맡아 12경기에서 6승2패 4.03의 평균자책점으로 활약했다. LG 투수조의 리더 역할도 정찬헌의 몫이었다.

후반기 팀의 우승을 위해 의욕적으로 준비하던 정찬헌. 그는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트레이드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원클럽맨으로 14년 간 정들었던 팀을 떠나게 된 서운함. 트레이드 상대선수는 절친 서건창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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