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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쌓은 전반기 1위 상승 모드, 코로나 사태에 꺾일라 노심초사[SC초점]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7-21 09:09

애써 쌓은 전반기 1위 상승 모드, 코로나 사태에 꺾일라 노심초사
KT 위즈 선수들이 지난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대1로 승리한 뒤 서로 주목을 맞대고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호사다마라고 해야 하나.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T 위즈가 올림픽 브레이크를 맞아 코로나19 확진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KT는 지난 20일 "오늘 1군 선수단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확진됐고, 퓨처스 선수단에서도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 KT는 1군에서 선수 1명과 코치 2명, 2군에서 선수 3명 등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PCR 전수 검사, 역학 조사 등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KT는 올림픽 브레이크가 전력을 가다듬는 기간이 아니라 강제 휴식기가 돼버린 꼴이다. 특히 방역 수칙 위반이 아닌 일상 감염이라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KT는 지난 12일 조기 종료된 전반기를 45승30패로 1위로 마쳤다. 2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차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지난달 25일 단독 선두로 나선 뒤로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KT가 이처럼 오랫동안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린 것은 2015년 1군 참가 이후 처음이다. 누가 뭐래도 전반기 최고의 팀은 KT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전반기에 일부 주력 선수들이 부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체적인 투타의 흐름은 10개팀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었다. 베테랑과 신예 선수들의 조화도 주목할 만했다. 특히 선발 마운드는 다른 팀 감독들이 공개적으로 부러움을 표할 정도로 강력했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고, 윌리엄 쿠에바스는 전반기 중반까지 어려움을 겪다 막판 3연승을 달리며 정상 궤도에 올랐다. 고영표 배제성 소형준으로 이어진 토종 선발 라인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며 제 몫을 해줬다. KT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3.88로 3위이고, 퀄리티스타트는 39경기로 가장 많다.

마무리 김재윤을 비롯한 구원진도 들쭉날쭉한 측면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승리를 지켰다. KT는 전반기에 역전승이 25번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역전패는 11경기로 가장 적었다. 경기 후반 안정적인 불펜 운영과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강철 감독은 전반기 동안 "선수들이 이기는데 익숙해져 연패가 있어도 작년만큼 불안하지 않다"고 했고, 팀 최고참 유한준은 "우린 강팀이란 생각,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거란 확신이 작년과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KT는 시즌 초반 4연패가 두 번 있었을 뿐 침체가 장기화된 적이 없다. 대신 연승이 잦았다. 7월초 8연승을 포함해 3연승 이상을 6차례 달렸다. 선수단에 자신감이 넘칠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이러한 전반기 상승 모드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서자 KT가 가장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12일 KBO 이사회가 리그 중단을 결정할 때 KT는 강행보다 중단 쪽에 힘을 실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그 안정이 우선이라는 대세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코로나19 영향을 적지 않게 받고 있는 팀이 KT다.

KT는 22일까지 선수단 휴식이다. 그러나 이후 역학 조사 결과에 따라 일부 선수들이 자가격리될 수 있다. KT가 후반기 개막까지 코로나19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안정을 찾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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