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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이닝 아슬아슬' 디그롬, ERA가 문제가 아니다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7-19 10:21

수정 2021-07-19 12:33

'규정이닝 아슬아슬' 디그롬, ERA가 문제가 아니다
뉴욕 메츠 제이콥 디그롬이 지난 2일(한국시각)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서 1회초 선두 에이르 아드리안자에게 3루타를 내준 뒤 전광판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기록이 문제가 아니라 이러다간 자격 미달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이 올시즌 두 번째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메츠 구단은 19일(이하 한국시각) "오른쪽 앞팔 뻐근함 증세로 디그롬을 10일짜리 IL에 등재했다. 지난 16일부터 소급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디그롬이 팔에 이상을 느낀 것은 지난 17일 피츠버그 원정 당시 불펜피칭에서다. MRI 검사 결과 오른쪽 팔 앞 부분에 뻐근한 증세가 있을 뿐 근육이나 인대, 뼈에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이날도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결국 IL행이 결정됐다.

디그롬은 ESPN 인터뷰에서 "실망스럽다. 뭐라고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건 그래도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실망의 정도를 말하자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디그롬이 IL에 오른 것은 지난 5월 12일에 이어 올시즌 두 번째다. 당시에는 오른쪽 옆구리 및 복부 통증이 원인이었다. 그 때문에 5월에만 선발 등판을 3번 정도 걸렀다. 또 지난 6월 17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3이닝만에 자진강판하기도 했다.

그는 전반기에 15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1.08, 146탈삼진을 기록했다. 1968년 밥 깁슨이 세운 라이브볼 시대(1920년 이후) 최고의 평균자책점 기록인 1.12에 도전하고 있다.

디그롬은 전반기 내내 0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다 막판 3경기에서 합계 20이닝 동안 7실점해 1점대로 치솟았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결국 올스타전 출전을 포기하면서까지 컨디션 회복에 만전을 기했다. 그는 전반기 막판 불펜피칭을 하다 팔에 이상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올스타 브레이크를 가족과 함께 지내며 휴식을 취했다.

디그롬은 이번 부상 원인에 대해 "이전 부상은 타격을 하다 생긴 것인데, 이번 팔 부상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타격에도 적극적인 그는 올시즌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디그롬은 규정상 오는 26일 복귀할 수 있다. 그러나 팔 상태에 따라 늦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평균자책점이 문제가 아니라 올해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우기도 버거울 수 있다. 디그롬은 전반기에 92이닝을 던졌다. 메츠는 이날 피츠버그전까지 90경기를 치렀다. 메츠는 20~22일 신시내티 레즈와 원정 3연전을 갖는데, 22일 경기를 마치면 디그롬은 평균자책점 순위에 빠지게 된다. 규정이닝(93이닝)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디그롬은 이번 부상으로 두 차례 선발등판 기회를 잃게 됐다. 복귀 후에도 팔, 어깨, 옆구리 등 부상을 입었던 부위가 괜찮을 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투구이닝을 제한받을 수 있고, IL 신세를 또 질 지 모른다. 규정이닝 미달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하면 평균자책점 0점대를 기록한들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사이영상에서 멀어지고, 깁슨의 기록을 다시 언급하기도 힘들어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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