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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경기차 이득?'...NC와 두산이 누릴 리그 중단 효과[SC진단]

노재형 기자

입력 2021-07-14 00:26

수정 2021-07-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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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경기차 이득?'...NC와 두산이 누릴 리그 중단 효과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인 창원NC파크.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가 코로나19 사태의 당사자이면서도 리그 중단을 강력 주장한 것은 팀 성적 때문이다.



지난 12일 KBO 이사회의 리그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KBO가 발표한 1군 엔트리에 따르면 NC와 두산 선수들 가운데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인원은 각각 18명, 19명이다. 즉 NC는 1군 엔트리 28명 중 10명, 두산은 9명이 살아남은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사전 등록 명단에 포함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선수들이다. 다시 말해 이들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자기격리 대상이 됐다는 얘기다.

이들과 2군에서 충원한 선수로 남은 전반기 6경기를 치른다면 결과가 '뻔할 것'이라고 판단한 두 팀은 실행위원회와 이사회에서 리그 중단을 요청했다. 이들의 뜻에 동조한 일부 구단과 시즌 강행을 주장한 다른 구단 및 KBO 수뇌부의 갑론을박이 이날 3시간 넘게 이어졌다.

NC와 두산은 형평성을 들며 같은 편에 선 구단들과 결국 리그 중단을 관철시켰다. 순연된 전반기 마지막 1주일치 일정은 추후 편성된다. 구단 이기주의, 성적 지상주의의 폐해는 논외로 하고 순전히 수치상으로 NC와 두산은 리그 중단을 통해 도대체 얼마의 이득을 취할 수 있을까. 시즌 전 만든 코로나19 매뉴얼에 따라 예정대로 전반기 남은 6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을 경우의 성적과 해당 6경기를 10월 이후 치를 경우의 성적을 각각 예측해 비교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로 결과의 예측 가능성이 높다. 모델을 단순화해 대략적인 이득 승수를 따져볼 수는 있을 것 같다.

NC와 두산은 해당 6경기를 모두 패할 수 있다고 봤을 것이다. 주력 투수와 야수들이 모조리 빠진 상태에서 NC는 KT와 KIA, 두산은 SSG와 KT를 상대로 각각 6경기를 치르는 일정이었다. KT는 6월말 이후 단독 선두를 질주한 팀이고, KIA는 최근 6연승의 상승세를 탄 팀이다. SSG는 5월 19일 이후 한 번도 4위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결과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지만, NC와 두산이 1.5군 수준도 안되는 전력을 가지고 이 팀들에게 한 경기라도 이기긴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상적인 전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NC는 올시즌 맞대결에서 KT에 4승4패, KIA에 6승1패를 올렸다. 합계 10승5패다. 단순 산술적 계산으로 두 팀 상대 6경기에서 4승2패를 거둘 수 있다. 두산은 SSG전서 6승2패, KT전에서는 3승6패를 기록했다. 합계 9승8패다. 확률상 6경기에서 3승은 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즉 리그 중단을 통해 NC는 '6패→4승2패', 두산은 '6패→3승3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를 승차로 해석하면 상대 팀별로 최소 NC는 4게임차, 두산은 3게임차 이득을 본다는 뜻이다.

NC는 37승35패2무로 5위, 두산은 36승38패로 7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두 팀은 후반기에도 포스트시즌 커트라인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입장이다. 감독들은 "한 달간 3경기차 극복이 여간 힘든 게 아니다"고 말한다.

이번 사태를 불러온 NC와 두산이 사실상 3~4게임차 혜택을 안고 후반기를 맞는 모순적 상황이 한 달 뒤 전개된다. 두 팀이 그 덕분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할 경우 얼마나 박수를 받을 지는 모르겠다. 분명한 건 후반기 레이스에 흥미로운 볼거리가 하나 추가됐다는 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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