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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저런 멘탈을…" 죽을 만큼 힘들었던 친구 콤비의 재결합, 하지만…[SC줌인]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7-0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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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저런 멘탈을…" 죽을 만큼 힘들었던 친구 콤비의 재결합,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다시 뭉친 김상수와 이학주 콤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990년 생 동갑내기 친구 이학주와 김상수는 영혼의 파트너다.



눈 빛만 봐도 서로의 움직임을 알 정도다. 최고의 키스톤 콤비를 자랑하는 조합.

하지만 올 시즌 초 약속이나 한 듯 힘든 시기를 보냈다.

유격수 이학주는 시즌 초 부침을 거듭하다 2군으로 짐을 쌌다. 44일 간의 경산 생활. 젊은 후배들과 땡? 아래 시커멓게 그을리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2군 선수 처럼 행동하고 어울리고, 어린 선수와 이야기 많이 하고 열정 있는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땀을 흘렸어요. 그렇게 44일이 지나간 것 같아요. 내려가서 왜 내려갔는지 생각했죠. 공격이나 수비에서 부족했던 게 많았죠. 어떻게 수정 보완할 것인지를 고민했습니다. 수비든 공격이든 주루든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자는 생각입니다."

복귀 후 2경기, 이학주의 집중력은 놀라울 정도다. 타석에서 끈질기게 승부하고,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타를 만든다. 10타수5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 수비에서도 공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하다.

2루수 김상수도 이학주 못지 않게 힘든 시기를 통과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가 왔다.

무안타 경기가 슬금슬금 늘더니 급기야 1할대 수치까지 찍었다.

"야구 인생에서 올해처럼 힘든 적은 처음이었다. 200타수 넘도록 타율이 이 정도로 낮은 것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2군에 가지 않았지만 마음은 지옥이었다.

하루 빨리 반등하려는 조바심이 늪 처럼 발목을 잡았다. 해법은 '마음 비우기'였다.

"'내려놓고 하라'는 주위의 조언을 들으니 편해지더라고요. 야구는 타이밍인데 폼에 너무 빠져 있던 것 같아요."

해법을 찾자 반등이 찾아왔다.

최근 7경기 23타수9안타(0.391) 2타점, 4득점. 완연한 상승 흐름이다. 표정도 밝아졌다. 이달 첫 경기였던 1일 SSG전에서는 시즌 1호 연장전 결승 홈런까지 날렸다.

덕아웃 분위기 메이커의 슬럼프 탈출. 에너지가 넘쳤다. '무표정의 사나이' 백정현에게 매달려 희미한 미소를 이끌어내는 등 특유의 장난기도 살아났다.

그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는 선수. 이제 막 1군에 합류한 친구 이학주다.

"상수는 워낙 긍정적이고, 멘탈이 좋은 선수라 늘 닮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저런 멘탈을 가질 수 있을까 연구도 하고 했죠. 저희는 야구장 안에서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알기 때문에요. 그런 이야기 많이 나눴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돌아와 서로를 격려하며 반등을 준비하던 두 선수. 하지만 재결합한 지 단 2경기 만에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상수가 손목 부상으로 8일 대구 KT전에 앞서 등록 말소 됐기 때문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이날 "창원 때부터 과거 수술 부위였던 손목 근육손상으로 시합을 계속 못나갔다. 진전이 없어서 내려보냈다. 전반기는 힘들 것 같다. MRI 결과 염증 소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부상이 아니라 너무 많이 사용하면서 생긴 누적 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학주 복귀 단 2경기 만에 이번에는 김상수가 이탈했다.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완전체 키스톤 콤비다.

6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넘어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삼성 약진의 원동력인 두 선수. 올림픽 브레이크 이후에는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아쉽기만 한 또 한번의 이별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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