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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D'인데…'어색한 듯 익숙했다' FA 재결합 배터리 친정 저격 [잠실 리포트]

이종서 기자

입력 2021-07-07 12:42

수정 2021-07-07 14:00

분명히 'D'인데…'어색한 듯 익숙했다' FA 재결합 배터리 친정 저격
6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과 NC의 경기가 열렸다. NC 이용찬이 7회말 2사에서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마운드에 올라 양의지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용찬.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7.06/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모자에는 그때처럼 'D'가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모양은 다소 달랐고,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은 등 뒤가 아닌 앞에서 자신을 겨누고 있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대3 승리를 거뒀다.

친정을 향한 날카로운 칼과 단단한 방패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포수 겸 4번타자로 나선 양의지는 5-2로 앞선 5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최원준의 직구를 공략해 홈런을 날렸다. 양의지의 시즌 20호 홈런. 역대 포수 중에서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건 삼성 라이온즈의 강민호(2015~2018년) 뿐. 또한 양의지는 올 시즌 전 구단 상대 홈런을 함께 달성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2018년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양의지가 친정을 상대로 공·수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또 한 명의 '전 두산' 선수가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2007년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이용찬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오는 5월에야 복귀가 가능했던 만큼, 쉽사리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결국 이용찬은 소속없이 시즌이 개막했다.

개인 훈련을 하던 이용찬이 140km 중반을 던지는 등 몸 상태가 올라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NC가 손을 내밀었다.

이용찬의 첫 친정 나들이. 지난해까지 동료였던 두산 타자를 상대로 이용찬은 위력적인 피칭을 펼쳤다. 7-2로 앞선 7회말 2사 1,3루에서 등판해 양석환을 삼진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낸 뒤 8회에는 안타 두 방을 맞았지만 실점을 하지 않으면서 역할을 다했다. 이용찬은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쳤다. 전광판에 찍힌 최고구속은 150km까지 나왔다.

양의지와 이용찬이 '친정'을 완벽하게 저격하면서 NC는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NC 이동욱 감독도 양의지의 홈런을 칭찬하면서 동시에 "이용찬이 위기 상황에서 막아준 것 역시 승리에 결정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익숙했던 잠실구장. 프로 초년 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췄던 포수와 함께 익숙했던 동료를 이제는 적이 돼 상대했던 이용찬은 "두산 선수들이 잘 친다는 생각이 들더라. 뭔가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의지 역시 "오늘 (이)용찬이가 두산 경기에 처음 나왔다. 워낙 잘 던지는 투수라 믿고 잘 던질 수 있도록 도우려고 했다. 용찬이도 많이 쉬기도 해서 긴장했을텐데 잘 던졌다"라며 이야기했다.

7회 곧바로 투구에 임했던 이용찬은 8회 마운드에 다시 오르자 관중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이용찬은 "처음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팬분들게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위기라 긴장했다. 그래서 8회에 했다"라며 "팬들에게 죄송했다"고 설명했다.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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