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최주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7.05/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KBO 대표 홈런깡패' SSG 랜더스가 또한번 인천 하늘을 물들이는 폭죽 잔치를 펼쳤다.
SSG는 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최주환의 3점포 2방, 추신수의 3경기 연속 홈런을 앞세워 10대4 완승을 거뒀다.
이날은 김원형 SSG 감독의 생일이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전날 볼 판정 항의로 퇴장을 선언당하자 팔로 주심을 밀치는 행동을 해 KBO 징계가 유력한 상황. SSG 출범 이후 첫 4연패 위기까지 더해져 자칫 최악의 생일이 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추신수와 최주환의 홈런쇼가 김 감독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뚫어줬다. 'KBO 팀 홈런 1위' SSG의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새삼 재확인한 경기였다.
SSG는 3회 안치홍의 적시타, 4회 신용수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0-3으로 뒤졌다.
하지만 무너진 균형을 되돌리는데는 '큰거' 한방으로 충분했다. 4회말 무사 1,2루 상황에 등장한 최주환은 롯데 선발 노경은의 134㎞ 낮은 슬라이더를 퍼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9호 홈런. 5월 1할8푼8리, 6월 1할9푼8리에 이어 7월에도 타율 1할(10타수 1안타)의 부진에 시달리던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려보낸 시원한 한 방이었다.
SSG의 화력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정의윤의 2루타에 이어 이재원의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최지훈의 2루타가 이어지자 최현 롯데 감독 대행은 선발 노경은을 내리고 좌완 한승혁을 투입했다. 하지만 추신수가 또 한번의 3점포를 가동하며 7-3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추신수는 지난 2일과 4일에 이어 이번 롯데와의 3연전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이다. 친구 이대호 앞에서 확실한 무력시위를 과시했다.
롯데는 2회 무사 2,3루 찬스를 잡고도 이대호 한동희 지시완의 침묵으로 점수를 뽑지 못했고, 4회 무사 만루에서도 1점에 그쳤다. 5회에도 지시완의 홈런 이후 1사 1,2루의 찬스가 이어졌지만 후속타가 불발이었다.
이같은 타격 집중력의 차이가 결국 이날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SSG는 롯데의 3번째 투수 정우준을 상대로 6회 추신수의 볼넷과 최정의 몸에맞는볼로 2사 2,3루 기회를 잡았고, 최주환이 다시한번 3점포를 쏘아올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양팀은 휴식일 없이 오는 11일까지 이어지는 연전을 의식한 불펜 운영을 펼쳤다. SSG는 전날 장지훈 김택형 박민호 김태훈의 필승조와 마무리 서진용까지 무리가 쌓인 상황. 선발 오원석이 4회까지 소화한 뒤 교체됐지만, 김상수가 5회에 등장해 7회까지 책임졌다. 김상수는 6회 지시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롯데 타선을 잘 묶었다. 8회에는 하재훈, 9회에는 신재웅이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롯데 역시 정우준이 2이닝, 김도규가 2이닝을 소화하며 불펜 부담을 최소화했다. 하지만 넘어간 승부의 추를 되돌릴 순 없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