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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69홈런+100만달러 타자의 쓸쓸한 퇴장, 변화 택한 한화의 선택은[SC핫포커스]

박상경 기자

입력 2021-07-04 14:59

수정 2021-07-05 05:00

ML 69홈런+100만달러 타자의 쓸쓸한 퇴장, 변화 택한 한화의 선택은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결국 반등은 없었다.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타자 교체 수순에 돌입했다. 한화는 4일 라이온 힐리(29)의 웨이버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 1주일 동안 영입을 원하는 팀이 나타나면 힐리는 한국에서의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67경기 타율 2할5푼7리(249타수 64안타), 7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0으로 외인 타자에 기대하는 평균치를 한참 밑돈 힐리를 영입하겠다고 나설 팀은 없어 보인다.

힐리는 5월 한 달간 월간 타율 3할1푼7리를 기록하면서 반등하는 듯 했지만, 치고 올라가질 못했다. 타격 페이스가 좀처럼 올라서지 않았고, 급기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힐리를 4번 타순에 고정시키겠다고 밝혔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부진이 계속되자 5~6번으로 타순 이동을 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힐리의 반등을 이끌어내긴 역부족이었다.

빅리그 통산 69홈런을 친 힐리는 한화의 장타 갈증을 풀어줄 선수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한화도 새 외국인 선수 총액 상한치인 100만달러를 채우면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빛나는 커리어와 높은 기대치는 결국 시즌 중 퇴출이라는 새드 엔딩에 그쳤다.

바깥쪽 낮은 코스 변화구 공략법을 찾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야구 통계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의 자료에 따르면, 힐리의 바깥쪽 낮은 컨택트 비율은 73.3%로 9개의 존 중 가장 낮았다. 같은 코스 직구 컨택트 비율은 80%였지만, 슬라이더(66.7%), 체인지업(57.1%)은 현격히 떨어졌다. 스윙 비율은 높았지만, 배트에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고, 상대 투수들은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베로 감독과 조니 워싱턴 타격 코치가 직접 지도에 나서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6월 중순부터 힐리의 교체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힐리에게 100만달러를 투자한 한화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의 희박한 가운데 교체 선택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리빌딩 탄력을 주기 위해서라도 외인 교체를 통한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결국 한화는 힐리를 웨이버공시 하면서 후자를 택했다.

한화는 곧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을 확정할 계획.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는 에르난 페레스(30)다. 2012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페레스는 올해까지 통산 651경기 타율 2할5푼, 45홈런을 기록했다. 수베로 감독과 같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시즌 동안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페레스는 2루와 3루, 유격수 등 내야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힐리가 맡았던 1루수 포지션을 책임질지는 미지수. 이성열이나 이성곤이 1루 수비를 맡고 페레스가 지명 타자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경우 수비에서의 전력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타격 면에서도 페레스가 밀워키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9년을 기점으로 완연한 하락세라는 점도 우려된다. 올 시즌 워싱턴 내셔널스에선 10경기에서 타율 5푼3리로 부진했다. 시즌 중 영입이라는 점에서 페레스가 극적 반등을 만들어낼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한화는 페레스 영입 여부에 대해 "리스트업된 여러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며, 다른 구단에서도 관심을 기울이는 선수"라고 선을 긋고 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대체 선수 영입 작업을 곧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물리적인 시간을 따져보면 전반기 내에 1군에 합류하기는 어렵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나는 시점에서 실전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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