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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핫포커스]낫아웃 출루→폭투 진루→허 찌른 도루…ML 16년 베테랑, 눈부시게 빛났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7-04 22:04

수정 2021-07-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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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아웃 출루→폭투 진루→허 찌른 도루…ML 16년 베테랑, 눈부시게 빛났…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1사 1루에서 SSG 추신수가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동점 투런홈런을 날렸다. 타격하고 있는 추신수.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7.04/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잘 치고 잘 달렸다. 무엇보다 상대의 헛점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였다. 비록 패했지만, 메이저리그(MLB) 16년의 아우라는 단연 눈부셨다.



추신수는 1m80, 생각보다 큰 키는 아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거다운 압도적인 체격이 돋보인다.

'느린 공보다 빠른 공에 강하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올해 39세의 나이에도 전혀 노쇠함을 찾아볼 수 없다. 바깥쪽 직구를 밀고, 몸쪽 깊게 꽂힌 공을 당기고, 뚝 떨어지는 변화구를 걷어올려 라인드라이브로 넘길 수 있는 힘과 기술 모두를 지닌 타자다. 타율은 다소 낮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이 아울러 높다. OPS(출루율+장타율) 히터에 호타준족, MLB 시절의 플레이를 KBO리그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1류 주자다. 배터리의 잠깐의 방심도 용납하지 않는다.

4일 롯데 자이언츠 전은 '명품 야구선수' 추신수의 진면목이 드러난 경기였다. 패배의 아픔조차 추신수의 빛을 쉽게 덮을 수 없을 지경이다.

추신수는 0-2로 뒤진 1회말, 박세웅의 144㎞ 직구를 툭 밀어 왼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12호. 2일 롯데 전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이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동점포였다. 비거리는 110m

여기에 고비 때마다 팀 공격을 이끄는 집중력까지 과시했다. 3-2로 앞선 3회말, 땅볼로 출루한 추신수는 2사 후 한유섬의 안타 때 3루까지 전력질주해 세이프됐다. 비록 점수로 연결되진 않았지만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추신수의 이 같은 눈빛은 결국 5회와 7회, 눈부신 광휘를 발했다. 5회 박세웅의 커브에 삼진당했지만, 스트라이크 낫아웃을 놓치지 않았다. 정보근이 공을 놓친 사이 1루까지 살아나갔다. 이어 박세웅의 폭투 때 2루, 로맥의 중견수 뜬공에 3루를 밟았다.

7회에는 깔끔한 2루타로 출루했다. 그 누구도 3루 도루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달려 여유있게 살았다. 시즌 15호 도루. 이어진 한동민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4-4, 승부를 원정으로 돌린 홈인이었다.

그럼에도 아쉬움은 감출수 없었다. 8회말 1사 만루, 마운드 위엔 19세 신인 김진욱이 서 있었다. 하지만 김진욱의 겁없이 과감한 직구 승부에 추신수는 뜻밖의 삼진을 당했다. 뒤이어 최정마저 삼진 당하며 찬스 무산. 사실상 이날의 승부가 결정된 순간이었다.

바로 9회초 롯데가 결승점 2점을 빼냈다. 그 또한 베테랑 타자들의 집중력, 그리고 과감하게 홈을 파고든 마차도의 명품 슬라이딩이었다.

어느덧 12홈런 15도루다. 20-20도 눈앞이다. 불혹(한국 나이 40)은 추신수에겐 그야말로 숫자일 뿐이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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