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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일만 본다'던 나승엽의 1군 생존기 "오늘도 살아남았다"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5-17 19:37

수정 2021-05-18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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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만 본다'던 나승엽의 1군 생존기 "오늘도 살아남았다"
인터뷰에 임한 롯데 나승엽.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처음엔 '3일'을 기약했다. 하지만 콜업된 지 5일이 지났지만, 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은 1군에 살아남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의 꿈을 접고 롯데를 선택한 나승엽.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급이 다른 선수", "스윙이 정말 부드럽다"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중견수라는 생소한 포지션도 프로 적응에 애를 먹은 이유였다. 나승엽은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퓨처스리그에서 개막을 맞이했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다시 내야수에 전념했다. 그러던 중 1군 사령탑이 바뀌었다. 래리 서튼 신임 감독은 12일 지시완과 나승엽을 2군에서 불러올렸다.

1군에서 뛰는 소감을 묻자 "모든 게 새롭고 매일 매일이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서튼 감독의 존재가 나승엽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나승엽은 "감독님은 2군에 계실 때나 1군에서나 느낌이 똑같다"며 활짝 웃었다.

1군은 말 그대로 야구의 정점에 달한 선수들이 뛰는 세계다. 신인 나승엽에겐 부진이 허락되지 않는다. 콜업 당시 서튼 감독은 "3일간 마음껏 뛰게 하고 다시 2군에 보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나승엽은 4경기 연속 1루수로 선발 출전, 15타수 6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아직 장타는 없지만, 6~7번 자리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타선에 활력을 더하고 있다. 나승엽은 "자신감은 있는데, 아직 4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계속 잘해서 살아남겠다"고 다짐했다. 손아섭을 제외하면 고정적인 좌타자가 없는 롯데 타선의 특성상 나승엽은 활용도가 큰 선수다.

캠프 때와 달리 개막 이후로는 코너 내야에만 전념했다. 지난 4경기에서도 1루와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서튼 감독은 나승엽에 대해 "롯데의 가장 중요한 미래 자원 중 한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길게 보면 1루와 3루 중 한 자리를 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필요에 따라 외야수로 뛸 수도 있겠지만, 역시 나승엽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코너 내야가 제자리"라고 덧붙였다. 올시즌 유격수 마차도, 2루수 안치홍 키스톤 콤비의 수비 존재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외야는 처음 접한 포지션이라 많이 어렵다. 1루가 내야에서 가장 부담이 적다고 하는데, 저한텐 아직 많이 어렵다. 공을 가장 많이 잡아야된다. 긴장이 많이 된다. 특히 포구를 준비할 때가 가장 떨린다. 다행히 아직 그렇게 어려운 포구는 없었다."

나승엽은 1군 선배들에게도 귀여움받는 존재다. 베테랑 손아섭의 옆에 딱 붙어다닌다. 서준원 한동희 최준용 등 또래 나이의 선배들도 나승엽을 세심하게 챙긴다. 나승엽은 "이대호 선배의 정확함과 파워를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 선수의 특성상 변화구보다는 직구에 강점이 있다. 여기에 나승엽은 좌타자임에도 "우투수보다 좌투수 공이 더 치기 편하다. 좌투수는 보통 직구 슬라이더만 던진다. 아직까진 우투수의 체인지업이 더 까다로운 것 같다"며 솔직한 속내도 드러냈다.

"보통 2군에 내려갈 때는 경기가 끝난 뒤 감독님과의 면담에서 통보를 받는다고 한다. 감독님이 처음에는 3경기만 얘기하셨는데, 아직 부르지 않았다. 계속 감독님 부름을 받지 않고 1군에 남는게 올시즌의 목표다. 하루하루 열심히 하겠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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