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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 1위는 신기루였나…두산 필승조가 수상하다[SC초점]

나유리 기자

입력 2021-07-01 06:23

수정 2021-07-01 07:23

리그 1위는 신기루였나…두산 필승조가 수상하다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BO리그 두산과 한화의 경기. 7회말 2사 만루 세 타자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홍건희가 자책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1.6.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즌 초반 리그 1위를 달렸던 두산 베어스의 불펜. 하지만 지금은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 두산의 뒷문이 불안하다.



6월 30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 이글스의 경기. 선발 투수 최원준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를 하고 물러났고, 두산은 7회말부터 이승진-홍건희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다.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 더군다나 팀은 연패에 빠져있었다.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기기 위한 투수들을 선택했다.

하지만 두산은 고비를 맞았다. 7회 등판한 이승진이 1아웃을 잡고, 연속 2안타와 볼넷으로 주자가 쌓였다. 곧바로 투수를 홍건희로 교체했지만 첫 타자 하주석을 삼진으로 잡은 후 노시환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악몽은 끝이 아니었다. 홍건희가 정진호와 라이언 힐리에게도 3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두산은 7회 3실점으로 3-4 역전을 허용했다. 끝내 홍건희로 이닝을 매듭짓지 못했고, 좌완 장원준이 급하게 등판해 대타 조한민을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

두산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9회초에 터진 양석환의 역전 만루 홈런을 포함해 5점을 추가하면서 상대 마무리 정우람을 무너뜨렸다. 분위기는 달궈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키던 윤명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9회말 무사 1,2루에서 병살타를 잡아냈지만 힐리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윤명준은 피홈런 이후에도 조한민에게 2루타를 맞는 등 추가 위기에 몰렸고, 마지막 타자 장지승을 스탠딩 삼진 처리하면서 어렵게 경기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두산은 4~5월 불펜 리그 최저 평균자책점 1위(6월 1일 기준 3.66)를 기록할만큼 '철벽'을 자랑했었다. 하지만 6월 이후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10개 구단 중 9위(6.06)다. 최하위 수준이다. 그만큼 실점이 늘어났다.

시작은 부상이었다. 마무리 김강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지 어느덧 한달이 흘렀고, 이승진도 햄스트링 통증으로 한 차례 말소됐다 복귀한 후 밸런스가 좋지 않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해준 이승진은 빠른 공과 영점이 잡힌 제구로 제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좋았던 흐름이 깨진 상황이다. 투구 기복이 더 심해졌다. 김태형 감독도 "승진이가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당분간은 조금 덜 타이트한 때에 나가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 팀 상황상 이승진에게 여유를 줄 수가 없다.

홍건희까지도 들쑥날쑥한 와중에, 사이드암 불펜 요원 박치국은 복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지난달 26일 엔트리에서 빠진 박치국은 팔꿈치에 통증이 있다.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처음 통증이 생겼을 때는 금새 복귀했지만, 지금은 정확한 복귀 시기를 가늠할 수가 없다. 핵심 필승조 4명 중 2명이 빠진 두산이다. 베테랑 장원준이 분전하고 있지만, 혼자서 많은 이닝을 끌어줄 수는 없다. 나머지 불펜 투수들은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두산의 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도 투수들이 흔들리고 부터다. 선발진도 완전치 않은 가운데, 워커 로켓은 후반기 복귀를 기약했고 남은 투수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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