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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8→8' 4이닝 37구 순삭, '제2의 조웅천', 떠오르는 신인왕 다크호스[SC핫플레이어]

정현석 기자

입력 2021-07-01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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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3→8→8' 4이닝 37구 순삭, '제2의 조웅천', 떠오르는 신…
4이닝 퍼펙투로 역전승을 이끈 히어로 장지훈. 인천=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인천=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선발 마운드 붕괴 속에서도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랜더스 매직.



저력은 뒷심에서 나온다. 역전승은 두번째로 많은 반면 역전패는 두번째로 적다.

SSG 김원형 감독은 '불펜의 힘'으로 설명했다. 30일 삼성과의 더블헤더 홈경기에 앞서 "불펜 투수들이 잘 막아준다. 사실 타자들이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점수 차로 버텨주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7,8,9회에 무슨 일이든 생기기 마련이다. 한두점 차 승부에서 타자들의 집중력은 엄청나다. '해볼 만 하다'고 느낄 수 있는 거리를 유지시켜주는 것이 불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 말 그대로였다. SSG는 이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 2-4로 뒤지던 경기를 8대4로 뒤집어 이겼다.

선발 정수민이 3이닝 만에 일찍 내려간 경기.

타자들에게 '해볼 만 하다'는 추격 의지를 선사한 투수는 두번째 투수인 대졸 신인 장지훈이었다.

2-4로 뒤진 4회초 마운드에 오른 장지훈은 언터처블이었다. 올 시즌 최다인 4이닝 동안 12타자를 빠르게 돌려세웠다. 2탈삼진 퍼펙트 무실점.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지훈이의 눈부신 호투로 타자들이 힘내서 역전승을 할 수 있었다"며 승리의 으뜸 공신으로 꼽았다.

대단한 건 장지훈의 투구수. 4이닝을 마치는 데 단 37구 만이 필요했다. '8구→13구→8구→8구'로 이닝을 '순삭'해 나갔다.

스스로 1이닝씩 늘려간 데뷔 최다 이닝이었다.

"매 이닝 마다 코치님께서 한 이닝 더 던지라고 하셨어요. 4이닝 던지고 나서 오늘 공이 제일 좋았다면서 수고했다고 하셨죠."

특유의 공격적 성향이 있어 가능했던 일이었다.

"신인이다 보니 자신감 있게 던지려고 합니다. 빨리 빨리 바로 바로 승부하려다 보니 투구수가 줄어드는 것 같아요."

타고난 파이터 기질을 갖춘 미래의 마무리 투수 감이다.

실제 그는 "선발과 마무리를 선택할 수 있다면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유를 묻자 "경기를 끝내는 거라 멋있을 것 같다. 긴장된 상황이 되면 몸에 에너지가 더 차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하다. 야수 출신 사이드암 투수인 그는 억세게 지도자 운이 좋은 선수다.

동의대 시절 투수 전향을 하면서 만난 지도자가 바로 프로통산 106세이브 잠수함 투수 출신 정대현 코치였다. 프로에 입단해서는 통산 98세이브 조웅천 코치를 투수코치로 만났다. 체인지업을 새로 배웠다. 왼손타자를 요리하는 신무기다. 떨어지는 낙폭도 커서 140㎞를 넘는 패스트볼과 결합해 타자들을 쩔쩔 매게 하는 구종이기도 하다.

대학 때 투수로 전향해 어깨도 싱싱하다. 홈 플레이트 쪽으로 최대한 끌고 나와 앞에서 강한 팔스윙으로 때리는 스타일이라 타자들 입장에선 더 빠르고 힘있게 느껴진다. 여기에 제구력까지 좋다. 멘탈에 구위까지 성공의 조건을 두루 갖춘 셈.

유일하게 부족한 건 경험 뿐. 시간은 장지훈 편이다. 경기를 거듭할 수록 무서운 불펜 투수로 자리매김 할 공산이 크다.

온통 고졸 신인에만 쏠린 신인왕 판도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충분하다.

온갖 악재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랜더스 야구단. 그 중심에 배짱 두둑한 대졸 루키가 버티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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