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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승 올린 '진격의 거인', 선장없는 9일…조타수 최현은 '7치올' 이뤄낼까

김영록 기자

입력 2021-06-30 10:59

수정 2021-06-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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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승 올린 '진격의 거인', 선장없는 9일…조타수 최현은 '7치올…
경기 전 롯데 최현 감독대행이 심판진에 인사를 하고 있다. 고척=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6.29/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6월 한달간 14승 10패. 꼴찌를 헤매던 롯데 자이언츠의 '진격'이 시작됐다.



마운드가 130점을 내줬지만, 156점을 따내며 승부의 무게추를 휘어잡았다. 거듭된 부상 악몽에도 신예들의 활약이 있었고, 이후 돌아온 핵심 선수들이 제몫을 해냈다. 어느덧 7위 두산 베어스에 4경기 차 뒤진 8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또한번의 시련이 닥쳤다. 래리 서튼 감독이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를 하게 된 것. 두 아이가 2주간의 격리해제를 앞둔 재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 서튼 감독은 "7월에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있나"라고 묻는 등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의 서울 생활에 들뜬 기색을 보여왔지만, 아쉽게도 이 또한 뒤로 미뤄지게 됐다.

사령탑이 없는 8경기, 9일간의 감독 대행은 최현 배터리 코치가 맡았다. 언어적인 면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서튼 감독과 야구 철학을 공유하며 그간 수석 코치 역할을 맡아온 사이다. 서튼 감독이 롯데호의 '선장'이라면, 최현 감독 대행은 조타수 역할이다.

하지만 손아섭(33)과 동갑내기인 젊은 코치다. 투타 최고참인 이대호와 김대우, 노경은은 물론 전준우 정훈보다도 어리다.

감독 경험도 없다. 서튼 감독과의 상의를 통해 팀 플랜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TV로 지켜보는 것과 더그아웃에서 직접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최현 코치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롯데는 6월 들어 10개 구단 중 팀 타율(0.305) 득점(156개) 타점(151개) OPS(출루율+장타율, 0.832) 1위, 홈런(27개) 4위를 기록중이다.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이대호와 안치홍, 한동희 등 부상에서 돌아온 주전 선수들도 불꽃 같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평균자책점 9위(5.18)의 마운드가 불안하지만, 뜨겁게 달아오른 타선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치고 올라가야할 시기다.

최현 코치는 전날 첫 브리핑에서 '서튼 스타일'을 강조했다. "서튼 감독님의 가르침대로 선수 루틴, 불펜 및 타선 운영, 우리의 흐름을 유지하겠다. 감독이 부재중이라는 느낌이 없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젊은 만큼 팀내 소통에 강점이 있고, 선수들과도 격의없는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그간 롯데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포수진의 성장을 이뤄낸 인물이다. 김준태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지시완은 주전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얼마전 콜업된 정보근도 그간의 명성대로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간 서튼 감독은 팀의 부진에 대해 "목표는 가을야구다. 조금만 기다려달라. 곧 올라간다"는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 자신감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지휘봉을 놓게 됐다.

일단 시작은 좋다. 롯데는 29일 키움 히어로즈 전에서 13대5로 완승을 거뒀다. 1회 3점홈런을 쏘아올린 안치홍을 비롯한 주력 선수들은 맹활약했고, 한동희는 9회 쐐기포를 가동했다. 노경은은 2경기 연속 승리를 쌓았고, 추재현의 빈자리를 메운 김재유도 3안타를 때려냈다.

최근 7년간 가을야구를 단 한차례(2017)밖에 하지 못한 롯데에겐 올시즌 중 가장 중요한 시기. 최현 코치는 '7치올(7월부터 치고 올라가기)'을 이뤄낼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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